한국가수가 빌보드 싱글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최근 한국 대중음악계가 연이어 미국 대중음악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가수 세븐이 미국의 팝스타 에이므리와 듀엣곡을 부른 노래 등을 수록한 싱글 앨범을 올해 미국에서 발표할 예정이고, 가수 이민우도 3집 앨범 발표와 함께 미국진출을 선언했다.
특히 비는 <매트릭스> 의 워쇼스키 형제가 연출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피드레이서> 출연을 결정, 미국인에게 가장 먼저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한류시장 확대로 한국의 스타 인지도가 올라가고, 김윤진이 미국 드라마 <로스트> 출연을 계기로 아시아계 연예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생긴 결과다. 로스트> 스피드레이서> 매트릭스>
미국 진출은 아시아권 진출과는 전혀 다르다. 아시아권의 경우 아시아인들이 한국 드라마들에 자발적인 관심과 호감을 보이면서 자연스레 진출이 이뤄졌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인들과 음악적 취향이 다를 뿐만 아니라, 기획 및 제작시스템이 훨씬 치밀하고 방대하다. 세븐은 비욘세의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 리치 해리슨과 손잡고 싱글 제작에 나섰다. 이미 윌 스미스 등 미국의 인기가수의 앨범에 참여한 작곡가 박진영이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는 임정희, 민 등을 데뷔시키면서 미국에 아예 지사를 설립하는 철저한 현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CJ뮤직은 여성 4인조 그룹 에스블러시의 데뷔 싱글 를 미국의 클럽 중심으로 먼저 발표해 이 노래를 빌보드 차트의 하나인 ’핫 댄스 클럽 플레이‘ 2위에 진입시키기도 했다.
한국적인 콘텐츠를 앞세우기 보다는 비쥬얼적인 면에서 접근가능한 남성 스타들을 앞세워 미국 제작자와 공조하거나,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비주류시장부터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
한 음반 관계자는 “아시아 내에서의 한류처럼 엄청난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꿈일 뿐이다. 적어도 10년 동안은 미국 내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천천히 실적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시장은 ’진출‘이라기 보다는 아직 ’도전‘해야 할 높은 벽이란 얘기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시장이 한국 음악시장이 도전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한다. 방대한 시장 규모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대중문화가 인터넷과 위성을 타고 넘나드는 시대에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쥐고 있는 미국시장 진출은 아시아 내에서 한류의 힘을 발휘하는데 중요한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박진영은 “미국 대중문화의 파급력은 전 세계로 뻗친다. 실제 실력과 별개로 미국시장에서 어필해야 전세계인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다. 아시아권에서만 인정 받는다면 머지않아 아시아 각국은 자신들의 스타를 키워나갈 것이다. 미국시장에서 성공해야 아시아 내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굳힐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가수 세븐과 이민우.
강명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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