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금지 상태인 미국산 갈비가 검역과정에서 발견됐다. '뼈 있는 쇠고기'의 수입 재개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뼛조각도 아닌 '통뼈'가 버젓이 바다를 건너온 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25일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15.2톤, 492상자 분량의 미국산 쇠고기를 검역하는 과정에서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한 갈비로 채워진 상자 두 개(53㎏)가 발견됐다.
'30개월 미만 살코기'라는 현행 수입 위생조건에 명백히 위반됨에 따라 검역원은 수입물량 전체에 대해 통관을 보류하고, 미국의 해당 수출작업장에 대해 수출선적을 잠정 중단시켰다.
정부는 3월에 미국측과 뼛조각 발견시 해당 상자만 반송 또는 폐기하고 수출중단은 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이번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검역당국의 설명이다. 검역원 관계자는 "갈비가 수입돼 수출작업장의 위생조건 상태를 신뢰할 수 없다"며 "이번 수입물량에 대해서는 미국측의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갈비 수입이 실수인지, 고의인지는 확실치 않다. 우선 검역 과정에서 걸릴 것이 뻔한 상황에서 수출업체가 수출중단이라는 막심한 피해를 무릅쓰고 일부러 갈비를 보낼 리 없다는 점에서 실수 쪽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에서도 큰 뼈가 발견됐지만 실수로 판명이 났다. 하지만 수입 위험평가 8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대응방식을 미리 떠보려고 일부러 갈비를 보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배경이 어떻든 이번 갈비 소동은 한미 간 쇠고기 검역 협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실수라고 해도 지난해 치열했던 뼛조각 논란을 감안할 때 이해 당사자들에게는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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