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에서 당 지도부와 교감을 갖는 탈당을 추진하려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할 경우 정세균 의장 등이 심혈을 기울이는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이 가시권에 들어서게 된다.
우리당 지도부가 추진 중인 대통합신당 움직임은 6ㆍ10 항쟁 20주년을 전후해 우리당과 민주당 일부, 시민사회세력이 함께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제3지대'를 꾸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기존 당적을 유지한 채로 창당준비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이 구상이다. 하지만 필요할 경우 우리당 의원 일부가 먼저 탈당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소통합을 주장하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선도 탈당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문희상 전 우리당 의장은 30일 "제3지대를 형성하는 데 있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밀알이 돼 그 일이 이뤄진다면 탈당도 못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의 교감 속에서 신당 창당 선언에 참여할 10~15명 정도의 현역 의원들이 탈당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내에선 나름의 지명도를 갖춘 초재선 의원과 일부 중진 의원들이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물론 우리당 지도부가 탈당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칫하면 우리당이 파편처럼 여러 갈래로 쪼개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질서 있는 통합 추진'을 주장해온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우리당 지도부는 정대철 상임고문 등이 주도하고 있는 6ㆍ15 탈당 움직임에 대해 "당 지도부에 통합의 전권을 위임한 2ㆍ14 전당대회의 결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