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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광주 정책비전대회/ 주자별 토론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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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광주 정책비전대회/ 주자별 토론 스타일

입력
2007.05.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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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토론 스타일은 확연히 달랐다. 이 전 시장은 홍명보 같은 수비수였고, 박근혜는 이동국 같은 공격수였다.

특히 이 전 시장은 경륜에서 오는 노련함과 위기관리 능력이, 박 전 대표는 또박또박 상대방의 허점을 파고드는 직설법이 눈에 띄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질문과 답변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특별한 말실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에게 “감세도 중요하지만 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복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박 전 대표가 과거 한나라당이 조사한 사례를 거론하며 피해 가자 “시장을 해보니 세출을 줄이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다”고 자신의 시정 경험을 부각시켰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747 공약’을 거론하며 “경제규모 7위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데 747이라는 숫자에 일부러 맞추려고 한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묻는 등 뾰족한 말 한마디로 이 전 시장의 방어벽을 무너뜨리려 했다.

방어면에선 두 사람 모두 수준급이었다. 이 전 시장은 다른 대선주자에게 집중포화를 맞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는 곤혹스러운 질문이 나올 때마다 “흐흐흐”라고 특유의 콧소리 섞인 웃음으로 답변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가 “왜 임기 5년의 대통령이 10년 후의 공약을 하느냐”고 따져 묻자 “한나라당이 연속해서 집권할 것이니 그렇다”고 응수했다.

박 전 대표도 거친 질문이 나오면 미소를 지으며 “무슨 말씀을 그리 험악하게 하느냐”고 분위기를 누그러뜨린 뒤 생각을 또렷이 밝혔다.

타 주자들의 어설픈 공격에는 “제 공약에 대해 너무 공부를 안하고 질문하는 것 같다”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대답 도중 시간이 끝나 마이크가 끊겨도 끝까지 할 말을 다했다.

홍준표 의원은 지정토론을 시작하자 “1문1답식으로 하면 안되냐”고 허락을 구한 뒤 마치 검사가 신문하듯 이 전 시장을 쏘아붙였다.

원희룡 의원은 공정하면서도 날카로운 질문과 차분한 논리 전개가 돋보였고, 고진화 의원은 저돌적 화법이 눈에 띄었으나 자화자찬식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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