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MBA를 잡아라!"
기술주 거품 붕괴와 함께 2000년대 이후 인기가 시들해진 경영학 석사(MBA)의 인기가 미국에서 다시 치솟고 있다. 투자은행을 비롯한 전통적인 MBA 고용 업체들이 사업 확장에 나선 데다 헤지펀드와 부동산 기업, 민간 자산회사 등도 MBA 채용 경쟁에 가세한 덕이다.
29일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MBA 채용은 1999년 최고조에 달한 뒤 기술주 붐이 가라앉으면서 수년간 활력을 잃었지만, 최근 금융기관의 사업 확장 등과 맞물려 다시 채용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다트머스대학 터크 학력개발실 관계자는 "취업 환경은 거품 경제 때가 더 좋기는 했지만 그때는 비정상적이었다"며 "올해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활기찬 해"라고 평가했다. 올해 터크 학력개발실을 찾은 기업 수는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어났다.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을 방문한 기업 수도 올 들어 10% 가량 증가했다. 크리스 히긴스 MBA 관리센터 수석 부소장은 "MBA에 대한 업계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MBA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업계는 여전히 대형 은행과 컨설팅 기업. 특히 은행들이 미국 사업 규모를 키우고 세계 곳곳에 배치할 인력을 물색하면서 MBA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부티크 투자관리그룹과 부동산기업, 펩시 등 소비용품업체도 MBA 채용 경쟁에 가세했다. 최근 한 조사에서 미국 MBA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1위로 꼽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기술(IT)업체 역시 꾸준히 채용을 늘려가고 있다.
채용 경쟁은 MBA 학위 소지자의 취업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2월말 현재 콜롬비아 경영대학원 졸업생의 80% 이상이 일자리를 확보했다. 3년 전인 2002년 같은 시점의 취업률 54%와 비교하면 1.5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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