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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솔로 2집 이승열/ "팬들과 소통하고파 앨범명 '교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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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솔로 2집 이승열/ "팬들과 소통하고파 앨범명 '교환'이에요"

입력
2007.05.2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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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열(38)은 김광석 이후 삶에 녹아 든 애환을 노래하는 첫 음유시인이다. 이승열의 목소리는 김광석처럼 두께가 느껴지면서도 그보다 매끈하다. 삶과 바로 맞닿아 있는 감성을 노래하면서도 김광석 보다 모던한 음악 분위기 덕분에 다소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번 그의 음악을 들으면 누구나 속내를 들켜버린 듯 얼굴이 상기되는 게 이승열의 숨겨진 매력이다.

이승열은 1994년 방준석과 유앤미블루라는 밴드로 한국 모던록 붐을 일으켰다. 유앤미블루는 사랑과평화 출신의 베이시스트 송홍섭이 진두 지휘했다. 유앤미블루 2집은 중고 앨범 시장에서 10만원 넘게 팔린다. 이승열은 2003년 <이날, 이때, 이 즈음에> 로 솔로로 변신했다. 솔로 데뷔 앨범의 히트곡 은 박찬욱 감독이 뮤직비디오로도 만들었다.

이승열이 2집 를 내놓기까지 걸린 5년 가까운 시간은 음악에 삶의 진정성을 담다 보니 그리 된 것일 터. 이승열은 “80% 이상 애물단지이자 두 번째 자식인 이 녀석과 시간을 보냈어요”라는 말로 대신했다. 어눌한 듯 느릿한 말투는 수줍은 스무살 청년 같다. 굵직하면서도 힘있게 뻗어나가는 노래 속 목소리와 딴판이다.

이승열은 한동안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의 , <환생> 의 <시간의 끝> , <케세라케세라> 의 <우리는> 등 OST 작업을 했다. 미국 집에도 다녀오고, ‘몸을 그을릴 수 있는’ 태국 여행도 세차례나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2집을 ‘조물락 조물락’ ‘느릿느릿’ 만드는 데 보냈다.

2집 1번 트랙의 <친구에게, 나에게> 가 가장 최근에 만든 것이다. 맨 마지막 트랙인 <아도나이> 는 예전에 만들어 놓은 곡이다. 트랙에 담긴 순서를 따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이틀곡은 두번째 트랙에 실린 <기억할게> . 피아노의 감성적인 분위기와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이 특징이다. 모던록의 대명사 ‘이승열표’를 기대하면 다소 무난하고 심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친구에게,나에게> 와 <스물 그리고 서른> 는 30대의 마음을 매만져줄 곡이다. 이승열은 <친구에게…> 는 같이 음악을 하던 미국 친구가 음악을 포기하고 돌아간 이후 서운해 하다 만들었다. 이승열이 손가락에 꼽는 또 한 명의 친구는, 유앤미블루에서 함께 활동한 방준석. 이승열이 이번 앨범을 만들 때에도 연습실에 찾아와서, 차에서 함께 들으며 음악적 교감을 이어갔다.

<스물 그리고 서른> 은 ‘스무 살 땐 설레임, 세상이 예뻤다…서른 살은 기다림 또 다른 시작을. 약속을 지키듯이 사랑도 그렇다’라는 가사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처럼 30, 40대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스무 살 때는 벌거벗어도 부끄러울 것 없는 시절이었죠. 육체도 튼튼했고요. 시속 200km로 달리는 느낌이랄까요. 빨리 서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되고 보니 ‘이게 뭔가’ 싶은 마음을 담았어요.”

마음이 없는 가식적인 관계를 냉소하듯 쓴 <가면> 은 러브홀릭 지선의 가느다란 보컬로 색다른 느낌을 주고, 클래지콰이의 클래지가 만든 <새벽, 아침의 문> 은 결혼한 아내에게 하고 싶은 사랑의 말을 담았다. 앞의 두 곡보다 말랑말랑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다.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 이번 앨범의 제목을 ‘교환’이란 뜻의 로 지었다. 이승열의 별명은 ‘한국의 보노(세계적인 그룹 U2의 보컬리스트)’. 그 사실에 얼굴을 붉히며 그는 이렇게 말한다. “록 컨츄리 포크 펑키 블루스 등 좋아하는 음악이 늘 변해요. 이태리 그룹 뉴트롤스도 좋아하고요. ‘이승열표 음악’이라는 게, 그저 제가 듣고 자라고 좋아한 곡이 뒤섞인 것이죠.”

이재원 기자 jj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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