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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오랜만의 작품집 "지식보다 삶의 무게로 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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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오랜만의 작품집 "지식보다 삶의 무게로 글 쓴다"

입력
2007.05.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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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경리(81)씨의 미완성 소설, 산문, 인터뷰 등을 묶은 작품집 <가설을 위한 망상> (나남)이 나왔다.

2003년 4월부터 문예지 <현대문학> 에 세 차례 연재했던 미완의 장편 <나비야 청산가자> 를 비롯해 짬짬이 발표해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산문 등을 한데 묶어 정리한 것이다.

<나비야 청산가자> 는 <토지> 를 탈고한 뒤 작가 스스로 ‘마지막 작품’이라고 여기며 9년 만에 펜을 든 장편. 가상의 마을과 소도시를 무대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농장에서 일했던 마름의 아들 석호와 소아마비를 앓아 몸이 불편한 해연을 중심으로 한 소설이다.

미완성이기는 하지만 내면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복잡다단하게 전개된 광복 이후의 현대사를 원고지 440매 분량에 담아내려 했다.

책에 실은 산문 13편은 사상범이었던 남편이 난리통 끝에 옥사한 뒤 딸 하나와 함께 살아온 작가의 신산한 내면 모습과, 곡절 끝에 김동리 선생의 추천으로 등단한 뒤 당시 희소했던 한 여류 소설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1950년대 한국 문단의 풍경 등 젊은 시절의 기억부터 청계천 복원에 대한 단상까지 작가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1994년, 2004년 토지문학관에서 진행된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도 실려있다. 박씨는 “사실과 지식보다는 생명에의 연민, 피부로 감지되는 삶의 무게로 글을 쓴다”고 자신의 문학관을 고백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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