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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질주 도요타의 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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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질주 도요타의 엄살?

입력
2007.05.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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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의 대호황인가, 계산된 엄살이었나?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직접 발표한 북미시장 판매 전망치가 얼토당토하지 않을 정도로 크게 빗나감에 따라 도요타측의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요타 3월말 자체 분석해 발표한 올 북미 판매증가율은 1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전년과 달리 이번 회계연도에는 1.6%까지 푹석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올해 들어서도 지난 회계연도의 욱일승천하던 기세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9% 안팎의 급성장세를 계속 구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도요타가 미국의 빅3(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가 어려운 상황에서 실적호조를 자랑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같다” 며 “도요타의 이번 회계연도 매출이 회사 전망치보다 약 5배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도요타의 이 같은 엉터리 판매전망은 결국 크라이슬러와 포드에 이어 GM까지 추월하게 된 도요타가 미국 자동차업계와 미국민의 자존심을 배려한 ‘정치적 제스처’라는 것이다.

북미 시장은 도요타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하는 최대의 전략지역. 도요타가 이 지역 전망을 터무니 없게 잡은 배경에 대해 도쿄 신세이증권의 야스히로 마츠모토 선임 애널리스트는 “도요타는 미국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데 수 십년 공을 들여왔다”며 “이에 따라 미국 자동차업계의 ‘빅3’가 몸살을 앓는 요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2년 전 ‘미일 자동차 전쟁’ 당시 빌 클린턴 행정부는 도요타 고급차종에 대해 100%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위협을 가했다. 또 80년대엔 실직 사태를 맞은 포드자동차 노동자들이 도요타 자동차를 헤머로 부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도요타는 소비자의 마음은 물론, 현지 공장설립과 현지 고용에 적극 나서면서 미국 정치인들의 지지를 얻는데 주력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미국 의회가 추가적인 무역장벽을 추진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460만 달러를 의회 로비자금으로 지출했다. 도쿄 크레디스위스의 코지 엔도 선임 애널리스트는 “도요타의 북미 판매전망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정치적 변수가 작용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이런 분석에 따라 회사 측의 ‘엄살’에도 불구하고 도요타 주식엔 ‘사자’가 줄을 잇고 있다. 22일 도요타 실적 예상을 ‘중립’에서 ‘초과수익’으로 상향 조정한 맥쿼리증권의 생거 애널리스트는 “지난 1~2월만 해도 도요타 주가는 비싸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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