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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단테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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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단테 클럽

입력
2007.05.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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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번역에 얽힌 살인… 지적 즐거움 주는 '팩션'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가 5월 30일 출생했다. “우리 인생 여정의 중반에 접어들어 바른 길을 잃어버리고 어두운 숲 속을 헤매네”라는 ‘지옥’ 편의 시행으로 시작하는 단테의 서사시 ‘신곡’은 중세 정신의 완벽한 구현으로 꼽힌다.

피렌체의 귀족 가문 출신이었지만 정쟁에 휘말려 35세부터 유랑시인으로 인생 후반을 보내야 했던 단테는, 자신의 고난과 시련을 통해 관찰한 인간사회의 현실과 이상을 18년에 걸쳐 ‘신곡’으로 완성했다.

‘신곡’을 미국에 처음 번역한 이는 시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1807~1882)다. <단테 클럽> 은 이 역사적 사실에다 추리소설의 요소를 가미해 쓴 이른바 팩션(역사추리소설)이다.

남북전쟁 직후인 1865년, 롱펠로는 문우인 로웰과 홈스, 역사학자 그린, 출판업자 필즈와 '단테 번역 클럽'을 결성한다. 이즈음 보스턴에서 저명한 인사들의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롱펠로는 연쇄살인이 ‘신곡’의 ‘지옥’ 편에 나오는 형벌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클럽 회원들과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단테 클럽> 은 이런 줄거리에 당시 학계의 세력 다툼, 신ㆍ구교의 갈등, 이주 노동자와 시민의 불화, 남북전쟁의 후유증 등 19세기 중반 미국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고전이 고전인 것은 그것이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하버드대에서 영미문학을, 예일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단테클럽을 연구한 공로로 1998년 아메리카단테협회가 주는 단테 상을 받기도 한 작가 매튜 펄은 에머슨, 포, 호손 등 무려 75명의 실재 인물을 소설에 등장시키는 정교한 구성으로 지적 추리의 즐거움을 준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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