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일본 도심에서는 열을 지어 달려가는 무인 전기자동차의 행렬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2030년에는 한번 충전으로 500km를 달리는 염가의 전기자동차가 본격적으로 거리를 달릴 전망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9일 이 같은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차세대 자동차ㆍ연료(燃料) 이니셔티브’라는 제목이 붙은 이 전략은 경제산업성과 일본자동차공업회, 석유연맹 등이 장기간 논의를 거쳐 구체화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중순에 개최되는 각의에서 결정하는 ‘경제재정운영과 구조개혁에 관한 기본방침’에 이 같은 전략을 반영할 방침이다.
이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운송 부문의 석유의존도를 현재 100%에서 2030년 80% 정도로 끌어내리고, 에너지 효율도 2030년까지 30% 포인트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밧데리, 수소ㆍ연료전지, 바이오연료, 세계 제일의 편안한 자동차 사회 만들기 등 5개 분야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일본 정부는 차세대 자동차 밧데리를 개발하기 위해 올해부터 매년 49억엔씩 5년간 투자할 계획이다. 자동차용 전지 기술은 전기자동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자동차, 전지연료자동차에도 적용되는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역점을 두고 있다.
2010년과 2015년에는 소형 전기자동차와 집에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전기자동차를, 2030년에는 본격적인 전기자동차를 일반에게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수소ㆍ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올해에만 320억엔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미 54대의 자동차를 실험 운행하고 있는 등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은 2020년대까지 자동차 가격을 일반 자동차 수준인 수백만엔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세대 바이오연료의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옥수수와 사탕수수로 만드는 바이오연료는 가격 등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볏집이나 나무밥 등을 원료로 하는 연료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기술혁신을 통해 2015년까지 1리터당 100엔, 2020년까지 1리터당 40엔대의 바이오 연료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일본 정부는 또 평균속도가 1㎞ 향상될 경우 연비가 1% 좋아진다는 실험결과를 토대로 도쿄의 평균속도를 현재 18km에서 2030년까지 두배 이상 향상시킨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요금지불 자동화장치(ETC)와 무인 전기자동차를 도입하는 등 일본을 세계에서 제일 편안한 자동차사회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일본 정부의 미래전략은 일본의 첨단 기술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계속 장악하겠다는 야심이 담겨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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