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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종의 막전막후] 옛 악기로 듣는 '원전연주'의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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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종의 막전막후] 옛 악기로 듣는 '원전연주'의 美

입력
2007.05.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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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 에 이어 얼마 전엔 <리날도> 가 호평 속에 끝났다. 국내에 발붙이기 힘들 것처럼 보였던 옛 오페라가 연이어 두 편이나 관객의 주목을 받은 것은 대단한 일이다. 무대와 의상, 연출은 물론, 가수까지 외국예술가에 의존해야 했으니 아직 우리 힘만으로 이런 수준에 오르기엔 멀었다는 점도 확인했다.

그러나 두 공연의 반주를 맡았던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의 발견은 큰 수확이었다. 이들은 <디도와 에네아스> 에서는 정통 바로크 스타일로 연주했고, <리날도> 에서는 출연자 요청에 따라 현대 악기를 사용하면서도 바로크적인 뉘앙스를 충분히 살려냈다.

18세기 혹은 그 이전의 옛 악기를 당대 스타일로 연주하는 것을 ‘원전연주’ ‘정격연주’ 또는 ‘시대연주’라고 부른다. 유럽에서는 1960년대 이래 옛 악기의 복원과 그 연주법에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제는 유행이 아니라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작년에 내한한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올해 다녀간 조르디 사발도 원전연주의 대가들이다.

원전연주가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당대에 즉흥적인 면을 널리 용인했을 뿐 아니라 그 연주법에 대한 정답이 없으므로 다양한 학구적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바로크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다 감바 등 옛 악기로는 음대 진학이 막막할 정도로 정격연주에 대한 관심이 얕은 편이었다. 이런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나름대로 씨앗을 뿌렸고 그 결실을 두 편의 바로크 오페라 반주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셈이다.

원전연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올라 다 감바는 첼로의 전신에 해당하며 6줄 혹은 7줄을 사용한다.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 에 나왔던 바로 그 악기로서 활을 잡는 방법도 첼로와 다르고 음향은 지극히 고풍스럽다.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의 멤버이며 음악 감독인 강효정이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비올라 다 감바 리사이틀을 6월 1일 오후 7시30분 서초동 모차르트홀에서 갖는다.

비올라 다 감바를 위해 바흐가 작곡한 세 곡 모두와 바흐의 제자였던 아벨의 곡까지 포함한 풍요로운 프로그램이다. 전석 1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옛 악기의 고아한 음색과 우리나라 원전연주의 미래까지 바라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음악공동체 무지크바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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