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범여권 대통합이든 후보 단일화든 어느 쪽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무슨 일이 있든지 (범여권이) 단일 후보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자택에서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만나 “국민은 중도개혁세력의 단합을 바라고 있으니, 단일 정당을 만들거나 그게 어려우면 연합해서 후보 단일화를 하라는 것”이라며 “열세인 쪽이 단일화에 응하지 않으면 국민 여론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통합 과정에서 특정 세력을 배제하자는 주장을 펴온 민주당 지도부는 “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 식 통합론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이 “서로간 감정이 악화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은 박 대표의 ‘특정 세력 배제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대통합 대상에 친노 세력도 포함되느냐”는 박 대표의 물음에 김 전 대통령은 “아무튼 민주개혁세력이 다 포함되는 것을 대통합이라 하는데, 누가 들어오고 안 들어오고 하는 것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자택에서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을 만나 “양당제가 무너질 위기라 국민이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지지자도 하나가 되고 범여권 지지자도 하나가 돼서 정책 대결로 국민 앞에 평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50년 중반 신익희, 정일형 선생님들이 민주당을 창당한 이래 민주개혁 세력이 이렇게까지 사분오열되기는 처음”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대통합의 큰 흐름에서 합의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언론이 두 분 사이에 차이가 나는 것처럼 사이를 비집지만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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