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년내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은 주도권을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IT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의 데릭 리도우 회장은 29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 '한국 IT산업 경쟁력의 현주소와 전망'이란 강연을 통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회사들은 현재 D램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 장악하고 있지만 2010년경엔 대만과 중국 등 해외 업체들에게 내 줄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데릭 리도우 회장은 세계 최고의 IT분야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로, 글로벌 전자산업에 대한 통찰력 있는 진단과 전망을 내놓는 손꼽히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리도우 회장은 그 이유로 "현재 지속되고 있는 D램 가격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한국 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대만과 중국 업체들은 D램 출하량을 계속해서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D램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져 대부분 업체들의 출하 가격은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3월까지는 저 성장의 긴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 시장점유율과 관련, 그는 올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가 47% ▦대만과 중국 업체 31% ▦기타 업체가 22%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한국업체가 46% 수준으로 떨어지는 반면, 대만과 중국업체는 35% 수준으로 높아져 양측의 격차가 10포인트 안팎으로 좁혀질 것이란 전망이다.
리도우 회장은 특히 "대만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의 엘피다와 독일의 퀴몬다 등과 협력 체제를 통해 저가 생산체계를 구축하며 한국 업체들을 추격해오고 있다"며 "자본집약적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D램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회사가 한국 보다는 대만과 중국에 더 많이 있는 것도 한국에게는 불리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D램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은 기술력과 생산성을 모두 갖춰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자본집약적인 D램 반도체 산업분야에서 리더십을 지키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법과 관련, 리도우 회장은 "무엇보다 시장자유화와 세제혜택을 통한 투자자본이 형성돼야 한다"며 "이로 인해 한 국내 고인력들의 기술과 생산 활용능력을 높여 사업 다각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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