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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돼지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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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돼지 파동'

입력
2007.05.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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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식탁 물가 비상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중국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직접 나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이 달 중국 36개 도시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당 14.5위안(약 1,740원)으로 지난달 보다 8.6%, 전년 동기 대비 43.1% 상승했다. 돼지고기와 함께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계란도 소매 가격이 ㎏당 7위안으로 지난달 보다 2.6%, 전년 동기 대비 31.6% 올랐다.

정부 관계자들은 돼지고기값 폭등은 축산 농가들이 최근 몇 년간 손실 확대로 사육을 포기한데다 올들어 사료인 밀과 옥수수 가격이 올라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돼지고기와 계란 가격 상승이 이를 재료로 사용하는 음식과 육가공 제품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으로 확산되면서 물가에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들도 주식시장의 ‘묻지마 투자’열풍 보다 물가 상승에 더 많은 지면을 더 할애하면서 연일 정부의 안이한 대책을 질타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물가 상승은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배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 총리는 27일 산시(陝西)성 싱핑(興平)시 돼지 사육농장을 현지시찰 한 뒤 대책회의를 갖고 국가 비축육 방출 등 공급량 확대를 지시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원 총리는 회의에서 “돼지고기 생산량과 시장 수급 상황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전국의 모든 정부 당국자들은 사육농가에 대한 보조금 지급 방안 등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돼지고기값 폭등으로 불량 돼지고기 공급이나 사재기 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당국자들에게 돼지고기의 품질과 가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방역 점검을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 여름철 밀 작황 전망이 밝지 않는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쉽지 않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지도부 개편을 단행하는 제17차 공산당전국대표대회(17전대)가 올 가을 예정돼 있어 민심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물가상승은 중국 지도부에게 고민거리임이 분명하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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