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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무대다] <22> 타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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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무대다] <22> 타셈

입력
2007.05.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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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레포츠 박람회 SPOEX 2007’ 축하 공연.

세계 비보이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한 ‘익스트림 크루’가 ‘엑슬라이더’라는 캐스터 스케이트를 들고 나와 관람객들로부터 눈길을 끌었다. 공연 내내 익스트림 크루는 엑슬라이더를 타고 점프 등 현란한 묘기를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타셈이 개발한 엑슬라이더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캐스터 스케이트로, 세계 곳곳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의 레포츠 용품과 차별화된 신개념의 엑슬라이더는 양쪽 발을 서로 다르게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인라인 스케이트의 장점이 있으며, 발을 고정하지 않고 플레이트에 올려놓는 점은 스트리트 보드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일종의 퓨전 스트리트 보드인 셈이다.

측면으로 느리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점과 소재가 가볍고 부피가 작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 공용철 대표는 “이러한 장점들은 안전성을 높여 별다른 장비 없이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레포츠용품 대부분이 외국 기술인 반면 엑슬라이더는 토종기술로 개발돼 세계특허를 가지고 있는 발명품이다.

이런 점을 인정 받아 엑슬라이더는 최근 특허청이 개최한 제24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우수 발명품 11점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특히 엑슬라이더는 정보기술(IT)이나 생명공학(BT) 관련 제품이 대부분인 가운데 레저용품으로 유일하게 선정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엑슬라이더의 개발은 타셈의 연구개발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타셈은 본사인력 9명 중 6명이 연구인력으로 이들은 물리학, 재료금속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이 ‘엑슬라이더’의 제품 개발 연구를 시작한 것은 회사가 만들어지기도 전인 2004년8월. 이어 2005년10월 타셈을 설립했고, 지난해 5월 첫 제품을 출시했다.

변변한 사무실 조차 없었던 이들은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기계업체인 원진정밀의 도움을 받아 생산라인을 임대, 제품을 겨우 생산해 낼 수 있었다. 사무실도 원진정밀의 공장 한 귀퉁이에 조그만한 공간을 얻어 사용했다.

공 대표는 “제품 기획만 했지 생산 시설이나 사무실이 없어 고생이 많았다”며 “전직원들이 공장에서 날을 새며 일한 끝에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생 끝에 나온 엑슬라이더는 출시하자마자 곧바로 시장에서 큰 반응을 보였다. 새로운 놀이, 레포츠 문화에 굶주려 있던 젊은 층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특히 출시 전부터 엑슬라이더 타는 모습의 동영상이 네이버 등에서 인기 동영상으로 메인창에 뜰 만큼 주목을 받았다.

요즘 들어서는 마니아들도 급증, 지역별로 동호회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 클럽 활동으로 엑슬라이더를 선정하면서, 부산 총판 대리점 직원들과 서울 본사 직원들이 직접 부산을 찾아 학생들에게 타는 방법 등을 교육하기도 했다. 공 대표는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 부산, 광주 전국 각지에서 동호회들이 생겨나 강습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셈은 해외에서도 제품력을 인정 받고 있다. 엑슬라이더는 출시 5개월만에 유럽으로 연간 70억원 어치가 수출되고 있다. 타셈은 회사 설립 1년도 안돼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엑슬라이더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또 타셈은 이 제품을 통해 2005년 12월 국내특허등록(특허 제0539412호)을 획득했으며 2006년7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용품 및 패션 박람회’(ISPO)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선정된바 있다.

공 대표는 “전시회에서 유럽 바이어와 연간 70억원 규모의 제품수출 계약을 한데 이어 미국 바이어와도 2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계약을 해 제품을 선적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00~500세트에 불과한 일일 생산량을 1,000세트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수출물량을 맞출 수 있어 현재 금형을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타셈은 내년 매출이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타셈은 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연말이나 내년초를 목표로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 공 대표는 “2세대 엑슬라이더 제품 개발을 마친 상태로 디자인이나 기술 보완을 거친 후 소비자 반응을 살펴본 후 빠르면 올 연말 신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 엑슬라이더, 新 레저 아이콘으로 떠올라

"얼음 위에 피겨 스케이트가 있다면 땅 위에는 엑슬라이더가 있습니다."

타셈의 공용철(사진) 대표는 엑슬라이더를 이렇게 피겨 스케이트에 비유했다.

엑슬라이더가 인라인 스케이트나 스케이트 보드와 비교해 가장 다른 점은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것. 때문에 공 대표의 말처럼 엑슬라이더는 회전력이 좋은 피겨 스케이트와 가히 비교할 만한 하다.

발판 밑에 바퀴가 달려 있는 점은 언뜻 스케이트보드와 비슷하지만, 엑슬라이더는 발판이 양발을 얹을 수 있도록 두 개로 나뉜다. 또 바퀴의 캐스터(바퀴와 보드를 잇는 장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점도 특이한 점이다. 바퀴가 보드에 붙어 있을 경우 타는 사람이 발로 밀어서 속도를 내게 되지만, 엑슬라이더는 올라탄 사람이 균형만 잡으면 저절로 움직인다. 경사로에서도 상ㆍ하향 모두 주행 가능하다.

공 대표는 "엑슬라이더는 퓨전 스트리트 보드"라며 "속도를 즐기는 스포츠용이 아닌, 재미있으면서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자전거를 탈 정도의 평형감각만 있으면 쉽게 탈 수 있다. 또 보드에 미끄럼 방지장치가 돼 있어 운동화뿐만 아니라 구두, 심지어 샌들을 신고 올라타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또 엑슬라이더는 한 대로 온 가족이 전부 즐길 수 있다. 발 부분이 프리사이즈로 되어 있어 누구나 탈 수 있는 것이다. 사무실, 오피스텔의 좁은 복도, 가정의 거실 등 좁은 공간에도 안전하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발을 앞이나 뒤로 세우기만 하면 제동이 걸린다. 따라서 헬멧이나 무릎보호대 등 보호장구도 별로 필요 없다. 엑슬라이더는 특히 순간적인 터닝이나 급격한 각도를 주어, 위험에서 순식간에 탈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 대표는 "속도감, 순발력, 유연성을 키워줄 뿐 아니라, 하체의 근육을 단단하게 해줘 여성들이 자주 당할 수 있는 발목이나 관절부상을 예방하는데 최고"라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인터넷의 오픈마켓을 통해 중국의 싸구려 '짝퉁' 제품 반입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

공 대표는 "제품의 가격이 더 저렴하고 외양이 비슷하다고 해서 제품의 품질이 같은 것은 아니다"며 "짝퉁 제품은 애프터서비스와 안전성 모두가 보장되지 않으므로 소비자들이 구매 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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