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지배권 대물림을 위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매각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29일 내려진다.
1심 재판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에 대해 2005년 10월 “기업의 지배권을 이전할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했다”며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조희대)가 내릴 항소심 선고에서 관심의 초점은 유ㆍ무죄 여부와 더불어 허씨와 박씨가 CB매각 과정에서 공모한 대상이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에 대한 판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삼성에버랜드 주주 등과의 공모 여부를 따지지 않아도 성립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에) 논리적 비약이 있다”며 “공모 여부에 대해 입증하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삼성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지시나 의사를 따르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검찰측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 최고위 경영진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해진다. 1심에 이어 또 다시 유죄가 선고된다면 삼성 측이, 반대로 무죄가 선고된다면 검찰이 상고할 것이 확실해 최종 판단은 결국 대법원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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