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비리 문제로 야당의 표적이 됐던 일본의 현역 장관이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전후 일본에서 현역 장관이 자살한 것은 처음이다.
28일 낮 12시 18분 도쿄(東京) 미나토(港)구 아카사카(赤坂) 의원숙소 1102호실 거실에서 마쓰오카 도시가쓰(松岡利勝ㆍ61ㆍ중의원 6선의원) 농림수산성 장관이 목을 맨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마쓰오카 의원의 비서 등이 발견했다.
심폐 정지 등 의식불명의 상태였던 마쓰오카 의원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오후 2시께 숨을 거뒀다. 숙소 내에서는 마쓰오카 의원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일본 경찰은 밝혔다.
그의 자살을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임명 책임이 제기되는 등 향후 정국에도 커다란 파문이 일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아베 정권의 발족과 함께 농수산성 장관으로 입각한 마쓰오카 장관은 정치자금 등의 문제로 엄청난 비판을 받아왔다.
자신의 정치자금 내역에 무료로 사용하는 의원회관의 수도ㆍ전기 사용 비용으로 507만엔이 계상된 것이 3월 의회에서 드러나는 등 의혹이 잇따랐다.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시민단체로에게서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도 불거져 야당으로부터 집요하게 장관직 퇴진의 압력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줄곧 “관계 법률을 토대로 적법하게 보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해명을 거부했고, 아베 총리도 그를 옹호해 여론의 비판을 샀다.
자민당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도 비판론이 거세지는 등 상황이 나빠지자 마쓰오카 장관이 자살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날 마이니치(每日) 신문과 닛케이(日經) 신문의 여론조사 발표에서 지지률이 급락하자 더욱 책임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야당측은 애도를 표명하면서도 "국민에게 의혹을 당당하게 밝혀야 했다"며 공세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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