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고정금리 상품인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이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주로 변동금리 상품인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공급은 주춤하고 있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 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역전 현상이 발생한 데다, 금융감독 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은행권의 신규 대출이 원활치 않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보금자리론 잔액은 지난해 말 6조3,500억원에서 올 4월 말 6조7,400억원으로 3,900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보금자리론을 포함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조3,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잔액 증가분의 30% 가량을 보금자리론이 차지했다.
5월 들어서는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론은 올 들어 매월 2,500억원 안팎 신규 공급되는 등 증가세가 지속되는 반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5월 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월 들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SC제일 농협 등 7개 주요 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24일 현재 189조6,294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9,794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계속 둔화되긴 했지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6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보금자리론의 경우 장기 대출 상품으로 조기 상환이 많지 않지만, 은행 대출은 단기 상품이 많아 신규 공급이 늘어도 대출 상환이 많으면 잔액 증가는 미미할 수 있어 단순 비교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 시중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변동금리 대출 상품 금리는 계속 상승하는 반면, 고정금리인 보금자리론 금리는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보금자리론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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