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들이 강해야만 한국의 산업도 튼튼해질 수 있습니다.”
제6대 중견기업연합회장에 연임된 윤봉수 남성그룹 회장(73)은 중견기업을 허리에 비교하며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 샌드위치된 중견기업이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규정되는 중견기업을 따로 규정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재벌그룹에는 못 미치지만 종업원 300명 이상이나 매출 400억원 이상 규모 기업들을 대략 중견기업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은 이 중견기업들이 위상에 비해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소기업 단계에서 정부의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던 기업들이 갑자기 혜택을 잃으면서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중견기업 대부분이 전문분야 경쟁력을 갖췄는데 이들을 육성하기 위해 특별법안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중견기업 협회는 윤 회장이 지난 임기 중 200여 개사를 신규 회원사로 확보, 현재 회원 수가 458개사에 이르고 있다. 윤 회장은 “회원사 규모로도 이미 전경련 회원 수를 능가하지만 앞으로 회원사를 1,000개 이상 확보해 실질적인 경제 6단체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직접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운 경험이 있다. 31세에 창업해 40년 동안 기업을 이끌어온 윤 회장은 그런 만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윤 회장은 40여 년 전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어 독일 제조업자와 설계 생산(ODM) 주문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그는 다른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것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 독자 브랜드 개발에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 까지는 4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2004년에야 비로소 외국 브랜드를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첫 자사 브랜드 듀얼(DUAL)을 출시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쌓은 기술력으로 바탕으로 독자브랜드화에 성공한 남성그룹은 지난해 미국 월마트에서 ‘듀얼’ 브랜드를 단 카오디오가 미국 일본 제품들과 나란히, 그리고 한국 업체로는 유일하게 판매 ‘톱 10’에 올랐다. 남성그룹은 현재 수출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4,000억원을 올렸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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