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해외순방을 다녀왔다. 14~26일 12박13일간 미국과 유럽 등의 5개 도시를 둘러보는 기나긴 일정이었다. 대표단도 시장 내외를 비롯, 국제관계자문대사, 대변인, 산업국장, 문화국장 등 간부와 직원, 기자 등 모두 20여명으로 이루어진 대규모였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강행군을 하면서 오 시장은 여러 가지 성과를 거두었다. 가장 큰 소득은 뉴욕에서 열린 대도시기후리더십그룹(C40) 2차 총회에 참석, 2009년 3차 총회를 서울에 유치한 것이다. 당초 도쿄의 대회유치가 확실시됐으나 서울시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오 시장이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와 담판을 벌이며 기선을 잡았고, 과도한 세대결을 우려한 주최측이 제비뽑기로 결정한 후 운이 따랐던 덕분이다.
2010년 제1회 세계디자인수도(World Design Capital) 선정을 앞두고 국제공모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관련 인사들을 만나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이다. 또한 터키 앙카라시와 전자정부 협정을 맺은 것도 작지만 알찬 결실이었다.
하지만 순방과정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앙카라시측은 당초 약속했던 공연시설 등을 갖추어주지 않아 공연단의 애를 태웠고, 일정도 일방적으로 바꾸어 우리 대표단을 당황하게 했다.
특히 멜리 괴첵 앙카라 시장은 오 시장을 태운 차를 직접 몰고 행방도 알리지 않은 채 개발현장을 돌아다니고, 축구경기가 있다는 이유로 예정된 전통공연을 1시간이나 늦추는 등 외교적 결례를 범하기도 했다. 또 파리 재개발지역 방문때에는 체계적인 설명이 부족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시가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협의를 하지 않았던 탓이다.
오 시장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출장이 서울의 시정방향을 도시 디자인 혁신과 문화 활성화로 확실히 잡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많은 아이디어도 얻은 듯하다. 막대한 인력과 경비를 들인 출장이었던 만큼 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확실한 정책과 투자로 이어졌으면 한다.
최진환 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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