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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만든 '창업 리모델링' 성공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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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만든 '창업 리모델링' 성공담

입력
2007.05.2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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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와 적자생존의 법칙은 창업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005년 한해만 보더라도 창업시장에서 88만명이 문을 열고 79만명이 폐업할 정도로 창업시장은 요동치는 분야다. 때문에 트렌드와 시장 상황에 맞춘 창업 리모델링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특히 퇴직 창업자들에게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간다는 자체도 버거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퇴직 창업자들은 현실에 안주하며 창업시장에서 퇴출되든지, 업종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살아남든지 택일해야 한다. 기능성 신발 전문점(MBTㆍwww.mbtkorea.co.kr) 운영자인 정수철(52)씨와 쌀피자 전문점(피사파사ㆍwww.pisapasa.net)을 운영하는 이남용(57)씨는 후자에 속한다. 이들은 창업 업그레이드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성공적으로 말을 갈아 탄 두 사람으로부터 창업 리모델링 비결을 알아본다.

제약 도매에서 수제화, 그리고 기능성 신발로

15년동안 제약회사 영업직과 제약품 도매상을 전전했던 정수철씨는 1993년께 한국신발협동조합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귀족’이라는 브랜드에 매료돼 구두 판매점을 열었다. 하지만 2년여만에 중국 저가 구두에 밀려 ‘귀족’ 브랜드는 부도가 났다.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수제화 사업을 시도해 전주지역에 매장 3개를 내는 등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그런 그가 또 한번의 변화를 시도한 것은 2003년 신문광고를 통해 기능성 신발인 MBT를 접하면서부터. MBT 신발은 마사이족의 워킹에서 착안해 자연상태에서 맨발로 걷는 것처럼 발뒤꿈치-발바닥-발가락 순으로 걷게 하는 원리였다. 바른 자세로 걷게 돼 자세가 교정되고, 잘 사용하지 않던 근육이 자극받아 운동량도 늘어나 자연스럽게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었다. 제약회사에서 일한 경력 때문에 유난히 건강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향후 대박이 나겠다’는 생각으로 전주총판 계약을 맺었다.

일단 수제화 판매점에서 기능성 신발을 함께 파는 숍인숍 형태를 취했다. 수제화 제고를 처분해야 하고, 기능성 신발에 대한 시장성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역시나 기대 이하였다. 기능성 신발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부족한데다 켤레당 30만원이나 되는 가격 부담, 투박한 디자인 때문에 외면 당했다. 신발을 들고 공원에 나가 직접 시연을 해보기도 하고, 행인들에게 신겨 주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지만 좀처럼 매출이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렵사리 잡은 고객들을 통해 자세교정과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하나 둘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한달 매출 5,000만원에 수익이 1,000만~1,5000만원에 이르는 효자상품으로 탈바꿈했다. 고객층도 40대 이상에서 20대 젊은 층으로 두터워 지고 있는 추세다. 정씨는 “발은 장기와 연결된 모든 혈이 집중돼 있는 곳이라 기능성 신발은 웰빙 추세에 딱 맞는 아이템”이라며 “아무리 사양산업과 관련된 창업이라도 업그레이드를 하다 보면 살아 남는 방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가 피자에서 쌀피자 테이크아웃으로

재래시장에서 김치 양념 노점상을 하던 이남용씨는 2000년 처남 권유로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개당 9,900원짜리 배달형 피자 전문점을 열었다. 노점으로 수 년동안 모아왔던 목돈 6,000만원에 2,000만원 빚을 얻었다. 가게를 열 때만 해도 하루 매출이 300만원을 넘나들었다. 당시는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 규모가 큰 피자브랜드가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고객몰이를 하고 있던 터라 이씨의 중저가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배달서비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매출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메이저 피자브랜드가 배달서비스를 시작하고, 주변에 5,000원짜리 가격파괴 피자 전문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결과였다. 매출도 하루 70만~80만원으로 곤두박질했다. 각종 장사로 이골이 난 그였지만 하루하루가 버거운 나날이었다.

사업을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일단 같은 업종에서 돌파구를 찾아보기로 했다. 때마침 찾았던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밀가루 피자와 차별화된 쌀 피자를 개발한 상태였다. 쌀 피자는 밀가루 피자와는 달리 식은 상태에서도 고소했다. 가격도 5,000원 정도여서 저가 상품과 충분히 대적할 만 했다. 쌀피자 아이템을 선정하고는 입지선정에 나섰다. 기존 점포는 주위에 워낙 경쟁자가 많고, 리모델링을 해도 주민들의 반응이 시원찮을 것 같아 꺼림칙했다. 발품을 판 끝에 서대문구 북아현동 학교 밀집지역에 13평짜리 가게를 얻었다. 보증금 3,000만원에 월 임대료 165만원 가량이었다. 배달이 아닌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운영해 인건비도 줄였다.

매장을 열자마자 매출은 전보다 두 배가 올라 하루 150만원 가량을 벌었다. 한달 수익은 제반 경비를 제외하면 500~600만원 수준으로 웬만한 직장인보다 더 짭짤한 수준이다. 이씨는 “가격파괴와 웰빙 추세를 따라잡지 못했다면 문을 닫아야 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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