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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 "이택순 청장 사퇴를" 요구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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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 "이택순 청장 사퇴를" 요구 빗발

입력
2007.05.2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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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에 대한 감찰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경찰 안팎에서 수뇌부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하위경찰 모임인 무궁화클럽이 27일 밤 긴급 모임을 갖는 등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경찰 내부 통신망이나 무궁화클럽 등 경찰 관계 게시판에는 이 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를 성토하는 비난 글로 가득했다. 자체 감찰 결과를 청와대에 넘겨 사실상 수사 지휘를 받은 것에 대해 수뇌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찰대 1기생으로 경찰 수사권 독립을 앞장서 주장해 온 황운하 총경(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은 26일 경찰청 공식 홈페이지인 <사이버경찰청>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비통함을 넘어 경악하고 분노하는 것은 검찰 수사 의뢰"라며 "이 청장은 청와대를 설득해 이것만은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청장은 스스로 물러나 조직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는 글도 올려 "조직의 총수는 모든 걸 떠안고 용퇴를 결정하는 것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경급 간부는"경찰이 여전히 '권력의 시녀'임을 드러낸 꼴"이라고 비판했고, 퇴직 경찰관 A씨는"제 살 궁리에 급급해 '꼬리 자르기'식의 미봉책에 연연한다"고 개탄했다.

이제 수사권 독립은 영영 물 건너갔다는 자조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 한 경정급 경찰관은"수사 의뢰 방침은 수뇌부 스스로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인정한 것으로 법 집행 기관으로서 존재 이유를 포기한 수치스러운 행위"라고 비난했다.

알맹이 빠진 겉핥기 감찰이란 외부의 비난도 거세다. 경찰 감찰은 한화그룹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주요 수사라인에 청탁성 전화를 했다는 것이 조사 내용의 전부다. 외압이 있었는지, 그것이 통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의혹 규명에 실패한 설익은 감찰이 결과적으로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검찰 수사의 빌미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 청장의 사퇴만이 실추된 조직을 추스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경찰대 출신 한 간부는 "경찰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도 이 청장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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