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주요 관련 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각 분야별 27개 자문위원회는 25일 공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보고서에서 쌀이 협정문에서 제외된 데 실망감을 표시하는 한편 국제노동기준의 준수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미 대통령 및 의회가 한미 FTA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미 FTA로 영향을 받는 각 분야별 업계의 반응을 담은 27개 자문위원회의 보고서를 취합해 지난 1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의회에 보고했으며 25일 한미 FTA 협정문과 함께 일반에도 공개했다.
각 분야별 자문위는 대체로 관세 철폐로 인한 교역확대 등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에 기대감을 나타냈으나 일부 분야는 부정적 효과를 지적하며 의회 등에 거부나 대폭 수정 등을 촉구했다.
농업무역정책 자문위(APAC)는 이번 협정에서 쌀이 제외된 데 강한 실망감을 표명하면서 추후 이것이 다른 농산물 분야 협상에서 ‘예외’의 선례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APAC는 이어 한국측에 쇠고기 시장의 완전 개방과 쇠고기 수입절차에 있어서의 국제과학기준 준수, 미 농무부 검증프로그램의 인정 등을 촉구했다. APAC는 그러나 한미 FTA가 발효되면 2006년 현재 29억 달러에 이르는 농업부문 교역액 가운데 3분의 2가 관세철폐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자문위원회(LAC)는 한미 FTA가 한미 양국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미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부시 대통령이 FTA 협정문에 서명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검토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LAC는 특히 한미 FTA가 일자리와 임금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경제적으로 가장 문제가 많은 무역협정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 분야 등을 다룬 무역자문위 보고서에서는 한국에서 자동차를 일부 생산하고 있는 GM에 비해 한국내 판매기반이 취약하고 경쟁력이 뒤진다는 평가를 받는 포드가 더 많은 불만을 토로하는 등 업체에 따라 상이한 이해관계를 드러냈다. 포드는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 관세 철폐를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한국의 시장개방과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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