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어버린 날 / 다니앤 구드 글 그림ㆍ김은아 옮김 / 미래M&Bㆍ32쪽ㆍ9,000원
파리의 한 기차역. 엄마가 바람에 날아간 모자를 주으러 간 사이, 남매는 저도 모르게 엉뚱한 장소에 와 버렸다! 엉엉 우는 아이들을 멋진 제복의 경찰 아저씨가 달랜다. “울지 마라, 얘들아. 같이 찾아보자꾸나.”
이제부터 친절한 경찰 아저씨의 수난기다. 아이들이 주는 단서를 갖고 동분서주하지만 당최 엄마 찾기가 쉽지 않다.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기에 짐꾼들에게 짐을 들린, 하얀 망토 아줌마를 기껏 찾아냈더니 남매는 “우리 엄마는 무거운 짐도 혼자 든다”면서 종알댄다. “그럼, 이분이니?”하며 신문 나르는 아줌마를 가리켰더니 자기네 엄마는 신문 대신 책을 많이 읽는단다.
아저씨가 어린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오페라 가수, 요리사, 사자 조련사, 학교 선생님 등등을 수소문하는 고생을 덜었을 텐데. 아이들에겐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가는 슈퍼우먼이니까 말이다. 제각기 뛰어난 실력을 갖춘 아줌마 여럿을 데려와도 아이의 관심과 사랑은 오로지 엄마 몫이다. 이런 게 바로 육아의 기쁨 아닐까.
아무튼 이런 소동 안 겪으려면 아이들 단속 철저히 해야 겠다. 한 순간의 방심으로 오랜 기간 생이별을 겪는 일이 좀 많은가. 30년 경력의 작가가 그린 파스텔 색조 그림이 책의 기품을 더한다. 3~7세.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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