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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상하게 풀려가는 '골든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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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상하게 풀려가는 '골든로즈'

입력
2007.05.2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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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 12일 중국 컨테이너선 진성(金盛)호와 충돌해 침몰한 한국 화물선 골든로즈호의 실종자들의 시신이 인양되는 상황에서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사건의 핵심인 중국 진성호의 뺑소니라는 부도덕한 행위가 은폐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교통부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골든로즈호가 침몰하면서 자동적으로 보내게 되어 있는 SOS 신호를 보내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밝힌 것은 사건 희석의 전주곡이었다.

중국 CCTV는 21일 "충돌 신고가 늦게 이뤄졌다고 해서 구조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은 아니며 골든로즈호가 침몰할 때 자동적으로 나오게 될 위치 표시 장치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조구난 의무를 회피한 진성호의 책임은 '무척' 가볍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언론은 잠수작업선 파견 소식과 기상악화 속에서 시신 인양작업을 진행하는 상황을 열심히 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측은 진성호가 충돌사건을 신고한 시간, 다롄(大連)항에 입항한 정확한 시간 등 진성호의 구조구난 의무 회피를 입증할만한 사실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측 조사요원인 해양심판원 관계자들은 22일에야 중국 현지에서 활동을 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발생 10일이 지난 뒤 중국측 조사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중 한국대사관측은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최종조사결과를 보고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이미 충돌 사건은 진성호와 골든로즈호 양측의 쌍방 과실이고, 한국인 7명을 포함한 16명에 대한 구조도 골든로즈호 자체 결함 때문이라는 시나리오를 완성한 상태인데, 한국측은 정확한 사실 조차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선전전(宣傳戰)에서 밀리고 있다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영섭 베이징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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