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폭격기’ 신진식(32)이 은퇴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 10년 이상 한국배구의 대들보로 활약한 신진식은 지난 21일 소속팀 삼성화재로부터 은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삼성화재는 세대교체를 위해 신진식을 비롯해 김상우(34), 방지섭(33)에게 은퇴를 종용했다.
신치용 감독은 지난 3월말 2006~07시즌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신진식은 지난 10년간 삼성화재의 보물이었다. 은퇴 여부는 본인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진식, 김상우 등 걸출한 스타를 보유한 탓에 수 년간 젊은 선수를 뽑지 못했던 삼성화재는 간판스타에 대한 예우보다는 세대교체가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선수단이 훈련하고 있는 용인 숙소에서 나와 집에서 머물고 있는 신진식은 24일 만감이 교차한 듯 한숨을 쉬었다. “팀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요. 하지만 이대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삼성화재를 떠날 수도 없고….”
신진식은 이리 남성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지난 96년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배구선수치고는 작은 키(188㎝)지만 대포알 같은 왼쪽강타로 삼성화재의 9연패(97~2005년)를 이끌었다. 신진식은 지난해 도하아시안게임에서도 맹활약해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했지만 현대캐피탈과의 챔프전에서는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 전력분석관 도메니코 라사로는 “한국선수 가운데 삼성화재 신진식이 공격과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최고다”고 칭찬했다. LIG와 대한항공 관계자도 “나이와 부상이 걱정이지만 신진식은 한국 최고의 선수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신진식이 원하고 삼성화재가 허락하면 다른 팀에서 뛸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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