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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교수"한국인의 정체성은 퇴행중, 상상력으로 미래 전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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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교수"한국인의 정체성은 퇴행중, 상상력으로 미래 전망하겠다"

입력
2007.05.2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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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활발한 문화비평 활동을 하는 진중권(44) 중앙대 겸임교수가 한국일보에 새 비평을 연재한다. 29일부터 매주 화요일 연재되는 이 코너의 이름은 ‘진중권의 상상’. 제목처럼 상상력으로 세상을 살피고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그가 다룰 수 있는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인터넷 사회와 노동의 문제에 대해 쓰고 싶단다. “과거에는 진지하고 집중적인 ‘장인적’ 노동이 중시됐지만, 앞으로는 기성 세대가 ‘산만하다’고 비판하는 신세대의 노동 형태가 각광 받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신세대는 정보의 검색, 짜깁기, 몽타주 능력이 뛰어난 만큼 그들 정보를 하나로 꿰는 실력만 키운다면 정보가 넘쳐 나는 21세기에 잘 적응하는 노동자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최근 진행된 도올 김용옥과 기독교 신학자들 간의 교리논쟁, 산업화시대의 기능인에 불과한 황우석 박사에 대한 여전한 국민적 지지, 미국 버지니아공대 참사 사건에서 나타난 한국인의 집단 의식 등도 그가 다루고 싶은 소재다.

올해 초 출판한 문화비평서 <호모코레아니쿠스> 에서 드러낸 문제 의식은 더 심화해 다시 한번 제기할 계획이다. 그 문제 의식이란, ‘벽에 부딪힌 한국인의 몸’이다. 이와 관련, 진중권은 “고도의 압축성장으로 한국인의 몸에는 전근대, 근대, 탈근대가 동시에 존재한다”며 “한국인의 총체적인 모순이 담겨있는 몸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결코 ‘벽’을 돌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벽’은 낡은 패러다임이다. 전근대성이 남아있는 몸은 정보화 시대인 21세기를 감당하지 못한다. 창의력이 곧 생산력이 되는 21세기에 물질과 기능을 중시하는 교육을 강조한 과거의 틀을 고집하면, 사람들은 ‘향수’에 매료된다는 것이다. 운하 건설, 경제성장률 7% 달성 등 산업화시대의 담론에 끌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진중권은 “퇴행을 거듭하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글을 쓰겠다”며 “담론을 만들 수 있는 글쓰기,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글쓰기, 영감을 줄 수 있는 글쓰기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사진 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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