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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폐지운동 대모' 프리진 수녀·조성애 수녀 만나/ "사형은 사법살인…종신형으로 대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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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폐지운동 대모' 프리진 수녀·조성애 수녀 만나/ "사형은 사법살인…종신형으로 대체해야"

입력
2007.05.2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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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에서 사형제도 폐지 운동을 하는 두 수녀가 23일 오후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만났다. 사형제도를 ‘사법적 살인’으로 비판한 영화 <데드맨 워킹> 의 원작자 헬렌 프리진(68ㆍ미국 성 요셉 수녀회) 수녀와, 공지영의 소설 및 동명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의 실제 모델 조성애(77ㆍ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 수녀.

이 자리에서 프리진 수녀는 “사형제도는 사형수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주는 정신적 고문”이라며 “인간 존엄성 회복을 위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1976년 사형제도가 부활했지만, 실제 집행은 99년 98명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 지난해에는 53명으로 줄어든 점을 거론한 그는 한국이 97년을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까지 사형 집행을 하지 않으면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면위원회가 만 10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 사형폐지국가로 인정하는 점을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성애 수녀는 “집행을 하지 않아 사형폐지국가로 인정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전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지 않으면 사형제도가 정치논리에 따라 언제든 부활할 수 있다”며 명문화를 강조했다. 조성애 수녀는 “사형제도는 범죄자가 저지른 살인을 모방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종신형 제도로 대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리진 수녀는 연극, 영화, 소설 등을 통해 사형제도의 이면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언론도 범죄의 잔인한 면을 부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특별히 당부했다.

두 수녀는 피해자 가족은 물론, 피해자 가족 못지않게 비참하게 살고 있는 가해자 가족의 아픔을 달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수녀는 또 사형수와 사형수 가족에 대한 증오를 극복하는 방법이 ‘사랑과 용서’ 임을 강조하고 “종교를 통한 영적인 교화를 통해 사형수를 악에서 선한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프리진 수녀는 1982년 10대 학생 두 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패트릭 소니어와의 편지 왕래를 계기로 사형제도 폐지 운동에 나섰다. 자전적 에세이 <데드맨 워킹> 은 93년 출간 후 31주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95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프리진 수녀는 98년부터 3년 연속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조성애 수녀는 77년 편지 상담을 시작으로 재소자 교화 활동에 참여했고, 89년부터 종교위원으로서 사형수를 직접 만났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에 등장하는 모니카 수녀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유명해졌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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