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로부터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판정받자 기다렸다는 듯 한국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하라는 파상공세를 시작했다.
미 행정부와 의회는 한국의 쇠고기 수입재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를 사실상 연계해 놓았기 때문에 국제기구의 판정을 근거로 한 미국의 압박은 무게를 더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은 아예 이번 기회에 ‘뼈없는 살코기’뿐 아니라 갈비, 사골 등 뼈있는 쇠고기에 대해서도 시장 전면개방을 밀어붙일 태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2일 노무현 대통령의 미 쇠고기 관련 발언을 빌미로 한미 FTA 체결과정의 막후에서 많은 ‘약속’이 있었던 것처럼 한국을 몰아세웠다.
스티븐 노턴 USTR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OIE 지침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면서 “노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OIE의 이번 결정에 비춰볼 때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만으로 돼 있던 지난해 1월 체결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을 전면 개정해 모든 조건을 없애라는 요구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마이크 요한스 미 농무장관은 (한국 등) 교역 국가들이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한 일정표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한미 FTA는 미국의 신속무역협상권(TPA) 시한 때문에 6월말 이전에 공식 체결돼야 하는 만큼 미국은 그전에 유리한 입장에서 한국과의 모든 협상을 매듭지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쇠고기 수입제한을 모두 철폐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미 FTA 체결의 걸림돌이 제거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