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22일 워싱턴에서 2차 경제 전략대화를 시작해 최대 마찰 요인인 위안화 환율을 비롯해 지적재산권, 금융시장 개방확대 등 미국이 제기해온 통상 이슈들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미측은 이날 ‘광우병 통제가능국’으로 판정받은 것과 관련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조속히 확대토록 중국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한국 중국 일본 등 미국 쇠고기 수입 제한국에 대해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양측은 위안화 문제에 대해선 절충의 여지를 남긴 반면, 통상마찰에 대해선 입장차를 확인하는 선에 머물렀다.
미측 수석 대표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회의 개막 연설에서 “대중 무역적자 확대에 따라 미국 내 반중 감정이 높아지고 있으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온 백악관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며 중국측이 환율 개선을 포함한 전반적인 개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을 촉구했다.
중국측 수석 대표인 우이(吳儀) 부총리는 통상 마찰을 ‘정치화’하지 말 것을 경고하면서 “자국의 경제 구조에 따른 문제(무역적자)를 상대국에게 전가해 일방적으로 상대국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이날 회의에 대해 미 고위 관리는 “양측이 첫날 회동에서 위안화 환율에 대해 직접적인 의견을 교환했다”며 “중국이 더 빠르게 위안화 가치를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미측이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지적재산권 보호강화 문제와 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을 25%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중국 당국의 폐쇄적인 금융시장 정책을 완화하라는 미측의 요구가 거듭 제기됐다고 전했다. 또 중국측이 수출 농산물과 식품의 안전을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광우병 발생을 계기로 닫혔다 지난해 6월말 다시 열린 쇠고기 시장을 미측에 더 개방하라는 입장도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미 항공사의 중국 취항을 확대하는 문제도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에 대해 “미측이 ‘압박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가급적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완연하다”며 한 예로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상무장관의 발언을 지적했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이날 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화는 단기간에 특정한 성과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장기적인 통상협력 기반을 구축하려는 성격”이라고 말해 성과가 없을 경우 대중 무역보복 입법을 강행하겠다는 미 의회의 입장을 견제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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