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것은 벽/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그 때/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림건설 사옥 안에서는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라는 시를 담은 액자를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다. 시가 건설회사의 곳곳에 걸리게 된 것은 다름아니라 이 시가 담고있는 담쟁이의 모습과 우림건설이 걸어온 발자취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전북 익산에서 소규모 건설업체로 출발한 우림건설. 그 작은 건설사가 지금 국내 도급순위 35위의 중견 건설사로 발돋움한 것도 역경에 굴하지 않고 담쟁이처럼 헤치고 나온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담쟁이>
우림건설의 ‘거침없는 성장’에는 한계라고 느낄 때마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손을 잡고 오르는’ 임직원들의 혼연일체 정신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리고 합심의 원동력 뒤에는 심영섭 대표이사 부회장의 ‘독서 경영’이 자리잡고 있다.
심 대표는 매달 자신이 직접 선정한 책에 독후감을 적어 1,000여명의 직원들과 관계인들에게 배포한다. 특이한 것은 책이 일방적인 ‘하사품’이 아니라 소통의 매개체가 된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월례조회 등을 통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성을 스스럼 없이 털어놓는다. 고해성사는 책에 관련된 내용을 포함해 회사나 동료나 선ㆍ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 등 제한이 없다. 우림건설은 또 160여회에 걸쳐 김용택 시인, 한비야 오지여행가 등을 초청해 직원들을 상대로 문학강연을 열었다.
우림건설은 공사현장이 개설되면 500여권을 비치한 나눔 도서관을 개관하고, 매달 신청도서와 기부도서로 20여권씩을 늘려 나간다. 이렇게 늘려간 책이 14개 현장 1,000만 여권에 이른다.
독서경영은 회사 차원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나눔 도서관을 현장 주변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한편, 매월 선정된 도서를 전방 군부대와 사회복지단체 등 회사와 인연을 맺은 개인과 단체에 배포하고 있다.
이처럼 우림 건설이 독서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소통의 어려움을 깨기 위해서다. 리더의 비전과 생각을 알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만 치열한 적자생존의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심영섭 대표는 “독서경영은 기업문화와 리더의 생각을 공유할 수 중요한 수단”이라며 “시 낭송회, 문학강연이 주가 되는 월례조회 등을 통해 창의적 문화를 일궈 나가는 한편 서로가 소통하는 인간미 넘치는 회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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