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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경영/ 신세계 "가족농장서 '싱싱서비스'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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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경영/ 신세계 "가족농장서 '싱싱서비스' 배워요"

입력
2007.05.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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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감성이 없으면 보통의 경영자는 될 수 있어도 위대한 경영자는 될 수 없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선친(이병철ㆍ삼성그룹 창업주)의 이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다. 막내딸로 사랑을 듬뿍 받은 터라 선친에 대한 그리움이 각별했던 그는 이후 ‘감성 리더십’을 경영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고, 사보(社報) 기고 등을 통해 틈나는 대로 강조해 왔다. 정용진 신세계백화점 부회장 역시 어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외조부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신세계가 추진하고 있는 감성경영의 역사는 3대를 이어올 만큼 뿌리가 깊다.

탄탄한 뿌리를 바탕으로 자란 감성경영의 줄기는 두 갈래. 직원들의 기(氣)를 살리는 ‘내부고객 만족도 향상 프로그램’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봉사활동과 나눔 경영’이다. 두 날개가 균형을 잡지 않으면 감성경영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직원은 아랫사람이 아닌 내부 고객

‘신세계 가족농장’은 직원을 가족으로 여기는 감성경영의 출발점이다. 신세계는 2002년 경기 용인시 유통연수원에 처음 밭을 간 이래 현재 일산 남양주 대구 부산 광주 인천 등지에 7개의 가족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점포망을 고려한 조치다.

조그마한 텃밭(5~7평)이지만 자녀가 있는 사원이면 누구나 신청해 무료로 분양 받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감성을 기르게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인기가 높다. 배추 감자 등 기본적인 작물재배 방법도 일러줘 농사의 참 맛을 흘린 땀만큼 누릴 수 있다. 연말이면 옹기종기 모여 직접 재배한 배추로 김장을 담그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이밖에 단순한 직원 복리후생을 넘어 가족을 감성경영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프로그램은 많다. 이마트 106곳과 백화점 7곳 등을 거느린 신세계는 연고지 없이 지방근무를 하는 직원에겐 사택을 제공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있다. 전임여비 지원 및 전임휴가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에는 전사적인 ‘금연 캠페인’을 실시해 회사가 직접 직원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호프데이, 사원 돕기 바자회, 가족의 점포방문 프로그램 등 ‘즐거운 일터 만들기(GWP)’도 추진하고 있다.

고객은 수익수단이 아닌 이웃

신세계가 표방하는 ‘윤리 경영’과 ‘나눔 경영’은 감성경영의 또 다른 얼굴이다. 지난해 시작한 ‘신세계 희망배달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매달 임직원이 2,000원 단위로 책정해 마련한 기부금 2억여원을 한국복지재단을 통해 소외된 이웃과 난치병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신세계 통합 마일리지 카드인 신세계포인트 카드의 포인트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100포인트 단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적은 금액이라도 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봉사활동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본사는 물론이고 백화점과 이마트 등 국내 113개 사업장이 모두 자발적으로 봉사활동 단체를 꾸렸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한편 인사평가에 반영해 실질적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감성경영은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는 게 신세계 경영진의 판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사원복지 프로그램의 개발 및 확대는 임직원의 근무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관심을 갖는 윤리적 태도의 확립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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