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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결렬… 레바논軍, 난민촌 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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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결렬… 레바논軍, 난민촌 포격

입력
2007.05.2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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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 심상찮다. 레바논에서는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민병대가 사흘째 격렬한 교전을 벌이고 있고,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7일째 공습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틀간의 교전으로 80여명의 희생자를 낸 레바논군과 팔레스타인 민병조직인 ‘파타 알 이슬람’은 22일 동이 트자마자 전날 밤 극적으로 타결한 휴전 합의를 수시간 만에 깨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정부군은 파타 알 이슬람 민병대원들의 근거지로 알려진 트리폴리 외곽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나흐르 알 바레드’에 집중 포격을 가했다. 정부군의 포격에 민병대가 응사하면서 난민촌 주변은 포성과 총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난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려던 유엔 수송차량도 양측의 교전에 휘말려 한 명이 부상했다.

레바논 정부는 1989년 내전 종전 후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군대의 진입을 금지하기로 합의했으나, 파타 알 이슬람의 대변인인 아부 살리 하타는 이날 난민촌에 진입하려는 레바논군을 여러 차례 격퇴했다고 밝혔다. 한 민병대원은 레바논군의 공격에 항의해 트리폴리의 거리에서 분신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사흘 간의 공격으로 난민촌에서 100여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커지자 하타 대변인이 이날 오후 또다시 휴전을 제의했지만,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이 단체를 완전히 소탕하겠다며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레바논 사태가 ‘제2의 레바논 내전’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다른 지역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도 일부 난민들이 거리에서 타이어를 불태우는 등 레바논군의 난민촌 포격에 대해 반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도 레바논을 긴급 방문했다.

레바논 현 정부를 지지하는 서방은 파타 알 이슬람이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을 벌이는 저항세력이 아니라 알 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단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사태의 배후로 시리아를 의심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레바논의 신생 민주체제가 외부세력에 의해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왈리드 모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우리도 그 조직(파타 알 이슬람)의 주요 인사들을 추적해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파타 알 이슬람도 알 카에다와의 연계는 물론 20, 21일 밤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의 배후라는 주장도 부인하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7일째 공습을 계속, 민간인 등 5명이 사망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민병대도 이스라엘 스데로트 마을에 13발의 로켓포를 발사, 이 중 한발이 민간인 차량에 떨어져 3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로켓포는 당시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솔라나 EU 외교정책대표가 회담하던 곳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서 폭발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민병대의 로켓공격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15일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으며, 이날까지 팔레스타인 민간인 등 40여명이 숨졌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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