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비판을 통해 70년대 개발독재 시스템을 강요하는 과거세력과 정면으로 맞서겠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이란 제목의 자신의 저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과거 세력’으로 규정했다.
한나라당 유력 주자들을 싸잡아 타깃으로 삼아 범여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대선 행보를 위한 본격적인 세 몰이에 나선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열린우리당, 중도통합신당 의원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70여명이 참석해 우리당의 대주주인 정 전 의장의 위상을 보여줬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김근태 전 우리당 의장, 한명숙 전 총리, 천정배 의원 등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물론 정세균 우리당 의장과 김한길 중도통합신당 대표, 이한동 전 총리, 최열 통합번영 미래구상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전 의장은 “분단 구조에 기생해 온 군사쿠데타 세력, 개발독재ㆍ냉전 세력들은 철조망 안에서 운하를 파고, 철조망을 피해 페리로 연결하자는 낡은 기득권적 발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참여정부 장관 출신으로서 자산과 부채를 모두 끌어안겠다”고 말했다.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은 축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 분이 정동영”이라고 치켜세운 손학규 전 지사였다. 이에 따라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 간의 협력과 경쟁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세 과시를 계기로 정 전 의장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의장의 측근은 “정세균 의장이 6월14일까지 당 해체 선언 같은 결단을 하지 못한다면 탈당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이 김근태 전 의장과 공동 전선을 구축해 대규모 집단 탈당을 주도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김근태 전 의장은 이날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단일후보가 선출되면 그 자체로 대통합이 실현되는 것”이라며 “모든 여권 후보들의 용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독자신당을 염두에 둔 손학규 전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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