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2006년 한해 동안 1,160포인트에서 2,675포인트로 130% 가까이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도 급등세는 이어져 지난 주말 4,021포인트로 마감, 채 5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50%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1년5개월 사이에 무려 247%의 상승률을 기록한 만큼 중국증시를 둘러싼 버블 논란도 뜨겁다. 이와 관련, 홍콩 문회보는 최근 “중국증시의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77% 수준으로 선진국 평균 160%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며 최근의 주가 상승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지난해 명목 GDP는 2조6,300억 달러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중국증시의 시가총액이 2조2,000억 달러이므로, 중국증시 시가총액은 GDP의 83.7% 수준인 셈이다. 이는 문회보의 주장대로 미국 139%, 영국 168%, 한국 104% 등에 못 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비교다. 중국기업연합회 발표에 따르면 2006년 기준 매출액 상위 중국 100대 기업 가운데 상장사는 46개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나 미국을 포함한 다른 선진국은 상장률이 80% 수준에 이른다.
따라서 중국의 주요기업이 선진국 수준으로 상장돼 있다고 가정해 시가총액을 다시 계산하면, 현 주가기준으로 중국증시의 시가총액은 GDP 대비 146% 수준에 해당한다.
중국 내 매출액 상위 50위 이내 기업의 상장률이 60% 수준인 점을 감안해 시가총액을 다시 보정하더라도 중국증시의 시가총액은 GDP 대비 112% 수준이다. 따라서 필자의 견해로는 중국증시의 주가수준은 이미 선진국 수준이다.
만일 문회보의 주장대로 중국증시의 시가총액이 선진국 수준인 120%까지 높아진다면, 중국증시는 현 주가 대비 50% 정도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앞서 살펴보았듯이 추가상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다. 또 현재 40배를 웃돌고 있는 주가이익비율(PER) 수준도 60배 이상으로 증가해야 한다.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심이 되는 법이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만 못하다(過猶不及)’는 공자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유효하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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