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가 22일 워싱턴에서 시작됐다. 중국은 에너지와 기술분야 관세 철폐 등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위안화 절상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대화에는 미측에서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마이크 요한슨 농무장관,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부(USTR) 대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이 참여하고, 중국측에서는 우이(吳儀) 부총리를 비롯해 재정부, 국가개발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정보산업부, 상무부, 위생부의 장관급 인사들과 중국 인민은행장 등 10여명의 대표단이 협상에 임하고 있다.
22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폴슨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중국측이 최고 16%에 달하는 에너지와 기술분야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폴슨 장관은 또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업적’이 이뤄졌다면서 중국은 이번 대화 중 중국 일부 은행에 대한 외국 지분한도를 기존의 25%에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미 상당부분 사전 합의를 기초로 23일 회의 폐막 때 발표할 내용을 정리하고 있으며 양국이 모두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온실가스 주 배출국으로 비난 받고 있는 만큼 ‘청정석탄’ 연구를 위한 협력방안을 공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은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서는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측은 22일 회의에서 중국측에 “중국이 미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하루 환율 변동폭을 기존의 0.3%에서 0.5%로 확대했으나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지난해 2,325억달러에 달한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를 더 빠르고 지속적으로 절상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측은 이에 대해 “미측의 합리적 요구는 수용할 수 있다”면서도 “미측의 지나친 압박에 대해서는 우리도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이 시장에 근거한 경제ㆍ통화 정책을 채택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이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승리, 미 의회를 장악한 뒤 대중 무역역조 해소를 위해 보복조치를 강구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미 의회 지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합의로 지난해 12월처음 열렸으며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각각 한 차례씩 1년에 두 차례 회의를 열기로 돼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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