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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현 대통령 유래없는 말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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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현 대통령 유래없는 말싸움

입력
2007.05.2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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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상 처음으로 전ㆍ현직 대통령 간에 험한 말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20일 전임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전통을 깨고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역사상 최악의 정부”라고 비난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 반격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19일의 카터 전 대통령의 발언에 일체 논평을 거부했다가 하루가 지난 뒤 맞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토니 프라토 백악관 대변인은 “카터 전 대통령의 무모한 인신공격을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이는 불행한 일이며, 그가 갈수록 시대 감각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일자 아칸소 데모크래트 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국가에 미친 악영향에 있어서 부시 행정부는 역사상 최악의 정부”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또 “로널드 레이건, 리처드 닉슨 행정부 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내세웠던 미국의 가치를 뒤집은 것이 나를 가장 근심케 했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앞서 19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이라크 전쟁 지지를 “세계의 중대한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부시에게) 지긋지긋할 정도로 충직하고 맹목적이며 보기에 따라 비굴하게도 보인다”고 꼬집었다.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강력히 비판했지만 백악관은 일절 대응을 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의 이 같은 강력한 반발은 전임 대통령을 존중하는 전통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저명한 대통령학 학자인 더글러스 브링클리 튜레인대 교수는 “어떤 대통령을 ‘최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한 판 싸움을 붙자는 신호”라고 말했다.

한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도 20일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는 ‘음치(tin ear)’이며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고 비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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