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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요술 방망이 "美 경제 체질변신"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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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요술 방망이 "美 경제 체질변신" 뚝딱

입력
2007.05.2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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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배짱이 같은 경제행태로 선망과 지탄을 동시에 받고 있는 미국에 새 바람이 일고 있다. 곳간이 텅 비는 줄도 모르고 먹고 마시데 열중하던 미국인들 사이에 과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가 하면 북미 대륙을 외면했던 유럽 기업들도 미국에 직접투자를 늘리고 있다. 환율이란 요술 방망이가 미국과 미국인을 서서히 바꾸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는 20일 달러 약세가 최소한 전통적인 국가경제적 이슈들인 무역적자나 경상수지적자의 개선과 관련해서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올 들어 달러화가 유로와 영국의 파운드 대비 5% 하락해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으며, 이는 미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직접투자 증가 및 수입품 가격 상승에 따른 과소비 자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유럽 기업들로서는 같은 돈을 들여도 미국 내에서 훨씬 많은 설비투자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유로화가 강세를 타면서 유럽인들의 미국 여행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따라 독일의 거대 철강회사인 디센크루프사는 이달 초 미 앨러바마에 41억8,000만 달러의 공장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 BMW는 지난 15일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탠버그 공장의 생산설비를 연간 14만대에서 20만대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은 이와 관련, “미국 생산을 늘림으로써 미국 판매분에 대한 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이나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 등은 수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면서 해외 주문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달러 약세의 ‘약발’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우선 해외 여행의 단가가 높아지면서 ‘놀자판 여행’이 줄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제 피혁제품이나 벨기에산 초컬릿, 영국제 체다치즈 등 고급 수입제품에 대한 소비도 자제되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중세 관광지인 투스카니의 ‘B&B’ 호텔은 과거 미국인 투숙객이 90% 이상을 차지했으나 올 들어서는 미국인 투숙객 비중이 5% 이하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B&B’에서 9년간 일해온 스미토 바라바라 비엘씨는 “유로가 오르는 바람에 이곳 관광이 그만큼 비싸진 결과”라며 “투스카니의 대부분 호텔이나 상점, 레스토랑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 3월 현재 639억 달러. 와코비아 증권연구소의 제이 브리슨 국제경제 선임연구원은 “달러 약세는 외국인의 미국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을 감소시켰다”면서도 “무역적자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뉴욕=장인철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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