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고학의 최근 발굴 성과 가운데 정수를 뽑아낸 특별전 ‘발굴에서 전시까지’가 21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다.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조선시대부터 고려, 통일신라, 신라, 가야, 백제 순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27개 유적지에서 발굴한 유물 772점을 선보인다.
조선 유물 전시실에는 경복궁 경회루 앞 연못에 잠겨있던 금동제 용을 볼 수 있다. 창건 이후 빈번한 화재로 경복궁 건물이 소실되자 화기(火氣)를 누르겠다며 연못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왕의 후궁들이 살던 경복궁 흥복전지와 드라마 <대장금> 의 배경이 된 경복궁 소주방지 출토 유물도 전시된다. 고려시대 전시품으로는 강화왕릉에서 나온 중국제 청자와 봉황무늬 금은 장식, 전북 실상사에서 출토된 기와 등이 있다. 통일신라 유물에는 경주 사천왕사 서탑에서 나온 전돌과, 팔부중상을 새긴 인용사지의 탑 기단 등이 포함된다. 대장금>
전설 속의 도료 황칠도 통일신라 유물로 공개된다. 황칠은 남해안,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 자생하는 한국 고유종 황칠나무에서 추출한 최고급 도료로 황실이 아니고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작 전해지는 황칠 유물이 없어 그 실체를 입증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경주 황남동 유적에서 황칠을 담은 그릇이 발견돼 기록으로만 전하던 황칠의 존재가 확인됐다.
경주 분황사에서 나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5줄 바둑판과, 월성 및 황룡사 등에서 나온 유물은 신라 유물 전시실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경남 함안의 성산산성에서 발견된 목간은 가야 유물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성산산성의 목간은 지금까지 보고된 한국고대목간 350여 점의 절반을 차지한다.
유물 전시와 함께 전시실에 조선시대의 감옥, 호국사찰 사천왕사의 탑, 익산 왕궁리의 백제인 화장실 등의 모형을 만들었으며 발굴 현장의 감동을 전하는 영상물도 상영한다. 전시기간 동안 발굴조사 현장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와 전시품의 맥을 짚어주는 ‘갤러리 토크’도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7월 1일까지 계속된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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