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회갑을 맞았다. 25일로 창립 60주년을 맞는 현대건설은 우리나라 경제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대역사(大役事)를 창조해온, 한국경제 성장사의 실질적 주역이다.
외환위기 이후 존폐 위기에까지 몰렸던 현대건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과 특유의 추진력으로 워크아웃을 조기졸업, 우량 건설사로 다시 태어났다.
21일 현대건설 이종수(사진) 사장을 만나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_현대건설이 60살이 됐습니다. 소감이 남다르실 텐데요.
“현대건설 60년사는 한국건설의 역사와 같습니다. 이번에 대한건설협회에서 한국건설 60년사를 갖는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수많은 공사를 담당했고 수많은 건설인재를 양성했고…. 현대건설맨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_최근 10년 동안 많이 변했죠?
“50주년 행사(1997년)만해도 잠실운동장을 빌려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대대적 행사를 열었습니다. 물론 그 때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살아계셨을 때지요.
지금은 더 이상 그런 행사를 갖지 않습니다. 참 많이 변했지요.” (현대건설은 옛 현대그룹의 모기업이었다. 그러나 옛 현대그룹은 사실상 해체됐고 현대건설은 현재 채권단 소유로 되어 있다.)
_현대건설에서만 올해로 30년째라고 들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꼽는다면?
“역시 외환위기 이후지요. 유동성 위기가 생겨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할 때까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당시엔 현대건설이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였으니까요.”
_상대적으로 워크아웃은 빨리 졸업했지요?
“맞습니다. 5년만에 정상화됐으니까요. 물론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유동성 문제 부담을 던 것도 이유겠지만, 정상화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현대건설의 저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설회사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회사지요. 60년간 일궈온 노하우와 기술, 인재가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현대그룹이나 현대건설하면 불도저식 이미지가 강한데요.
“그런 이미지에 대해선 좀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추진력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밀어붙이기 식으로 가는 것은 결코 아니예요. 사전점검과 검토는 충분히 완벽하게 합니다.
그리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선 과감하게 실행하는 것이지요. 밖에서는 후자만 보니까 앞뒤 안 가리고 밀어붙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준비과정까지 본다면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정주영 명예회장도 마찬가지셨지요.”
_경영철학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원칙을 세워서 룰에 따라 경영을 해나가면 회사는 자동적으로 잘 굴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젠 CEO 개인의 역량 보다는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시대겠죠. 현대건설은 직원들의 회사입니다.
직원들의 창의력을 끌어내고 이를 융합하는 것이 바로 CEO의 역할이겠지요. 다만 결정된 사항에 대한 현대건설 특유의 추진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 사장은 인터뷰가 끝나고 노인들에게 무료점심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서울노인복지센터로 향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60주년의 테마를 화려한 이벤트 대신 사회봉사활동 쪽으로 잡았다고 한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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