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골,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브라질의 스트라이커 호마리우(41ㆍ바스코 다가마)가 생애 1,000호 골을 터트렸다.
호마리우는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상하누아리우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포르팅 헤시페와의 경기 후반 3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1,000골의 고지에 등정했다. 1985년 바스코 다가마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지 23년 만에 세운 기록으로 호마리우는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며 기쁨을 밝혔고 축하 인파가 그라운드로 몰려 나오며 경기가 15분여간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호마리우의 ‘1,000호골’은 공식적으로 인정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공식 경기에서 넣은 골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는 20일 호마리우의 1,000호 골 소식을 전하며 ‘개인적인 통계에 따르면’이라고 표현했다. FIFA는 호마리우가 유소년 클럽에서 기록한 77골과 비공식 친선경기에서 기록한 21골을 기록에 합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FIFA는 펠레(1,281골)의 기록에도 비공식 경기에서 얻은 골이 포함돼 있음을 밝혔다.
브라질 언론들은 호마리우의 1,000골 중 비공식 경기에서 101골이 만들어졌다고 보도했고 AP통신도 FIFA 관계자의 말을 인용, 71골을 인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호마리우 스스로도 1,000골 중 유소년 클럽에서 기록한 골 등이 포함돼 있음을 시인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호마리우가 골을 넣었다고 주장한 일부 경기는 기록을 확인한 결과 득점이 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1,000호골’의 진실성이 의심 받고 있는 이유다.
호마리우는 1,000호골을 터트린 후 인터뷰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달성한 기록을 이뤄내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펠레에 이어 사상 두번째 1,000호골을 달성했다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논란의 여지는 많다. 비공식 경기에서 넣은 골도 포함한 호마리우의 잣대로 평가하면 1,000호골을 기록한 이가 더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P통신은 호마리우가 브라질의 아르투르 프리덴라히(1,329골)와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빈더(1,005골), 펠레에 이어 1,000호골을 성공시킨 네번째 선수라고 전했다. 그러나 FIFA가 이들의 기록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면 프리덴라히와 빈더의 기록도 공신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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