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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시민씨가 보여 준 장관 자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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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시민씨가 보여 준 장관 자리의 가벼움

입력
2007.05.2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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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달 비공식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보류됐던 것과 달리,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한 이번 사의는 그대로 수용될 것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그는 사퇴의 이유로 "국민연금법 문제를 제외한 다른 정책의 쟁점 사안 정리가 끝나서 복지부에 남아 있는 것이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 장관에 취임한 후 스스로 최대 개혁과제로 삼았던 국민연금법 개정이 국회 표결에서 부결되고, 열린우리당 내부에서조차 "유시민이 싫어서였을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온 것을 가리킨 듯하다. 6월 임시국회의 개정안 처리를 앞둔 시점인 만큼 그럴 듯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 이미 개정안 처리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데다 정국이 대선국면으로 접어드는 마당이어서 주무장관에 대한 의원 개개인의 정서적 태도가 새삼스럽게 문제될 시점이 아니다.

정말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지난달 사의 표명 당시에 수리되는 게 훨씬 더 자연스러웠다. 또한 혹시라도 노 대통령의 형식적 탈당에 따라 내각 중립화를 염두에 두었다면 3월 초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자리를 떠났어야 했다.

그의 말대로 열린우리당 의원인 그가 장관직에서 물러나면 당에 돌아가 정치활동을 하는 게 당연하다. 또한 열린우리당 반노 진영 일각에서 그에 대한 '경계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공감대는 넓지 않다.

다른 정권 출범의 '공신'들과 마찬가지로 유 장관 개인의 정치적 비중이 많이 상대화했고, 앞으로 전개될 범여권의 역학구도 변화가 워낙 복잡해서 다양한 관측의 신뢰성이 많이 떨어진 때문이다.

우리의 관심은 오히려 '주무장관으로서의 책임감'에서 나온 사의가 마땅한 이유 없이 깔아뭉개지고, 당사자도 아무일 없는 듯 지내다가 어느 날 불쑥 다시 사의를 밝히고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아리송한 행태에 기울어진다. 그래서 청와대와 유 장관에게 묻는다. 대한민국 장관이 정말 그렇게 장난하듯 주고받을 정도로 가벼운 자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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