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들이 먼저 행복해야 가정이 화목하고, 가정이 화목해야 사회가 밝아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가정의 달인 5월 ‘둘(2)이 하나(1)가 되는’ 부부를 상징하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념식장에 모인 부부들은 한결같이 부부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부의 날은 1995년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45) 목사가 부부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바탕이 됐다. 권 목사는 당시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게 소원”이라며 울먹이던 한 어린이의 모습에서 이혼한 부모 탓에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떠올리며 부부의 날을 생각했다.
그는 기념일이 만들어지면 부부 간의 대화와 배려 등도 자연스럽게 성숙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한다. 아직 대부분의 달력에는 표시돼 있지 않지만 부부의 날은 어엿한 법정기념일이다.
출발은 보잘 것 없었다. ‘기념일까지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등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부부 갈등과 이혼으로 가정해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그 결과 사회 불안이 가속화하자 힘을 얻기 시작했다. 2001년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한 국회 청원에 이어 2003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 4년 뒤인 올 초 법정기념일로 공포됐다.
부부의날위원회(사무총장 권재도 목사)는 기념식에서 부부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사랑의 편지 쓰기 ▦부부 역할 바꾸기 ▦부부 명함ㆍ문패 만들기 ▦선물 교환하기 ▦부부 취미 함께함께 ▦시가ㆍ처가 챙기기 ▦추억 더듬기 등의 이벤트를 제안했다.
국가기념일 청원을 주도한 민간 단체인 위원회는 앞으로 ‘출산’의 발음을 본뜬 7월 3일을 ‘출산의 날’, 8월 21일을 ‘팔짱 끼고 둘이 하나 된다’는 의미의 ‘결혼의 날’로 제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권 목사는 “올해 안에 부부의 날을 세계기념일로 만들자는 호소문을 유엔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가정이 화목하면 세계가 평화로워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회가 제정한 ‘2007 올해의 부부상’은 경기 안양시장 신중대(60) 김영희(52), 한국가정치유상담연구원 원장 최귀석(54) 임성옥(52) 부부에게 돌아갔다.
결혼 생활 25년인 최귀석 임성옥 부부는 “우리도 처음 10년 동안은 심각한 수준으로 싸웠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시작한 공부였는데 1993년 가정상담연구원까지 열게 됐다”며 “이후 과거 우리와 같은 처지의 부부들을 도왔던 게 부부의 상을 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이희순(55ㆍ여)씨는 “여성가족부가 30세 이상 기혼 남녀 500명을 조사한 결과 부부 10쌍 중 1쌍은 한 달에 대화를 한두 번 나누는 데 그쳤고, 10쌍 중 3쌍은 한 달에 한두 번의 입맞춤 같은 가벼운 스킨십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부의 날이 앞으로 ‘무늬만 부부’인 부부들을 결속하는 데 크게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멋쟁이 부부 십계명
1. 매일 한끼는 함께 식사하라. 부부가 마주 앉아 정답게 식사를 하면 가족전체의 평화도 가꿔진다.
2. 매월 한번 이상 외출하라. 연애시절이나 신혼 때 자주 들른 곳에 가보는 것도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3. 계절마다 함께 여행을 하라. 철 따라 운치 있는 곳을 찾아 나서는 작은 사치는 서로의 애정을 깊게 하는 지름길이다.
4. 서로 유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라.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자유분방하게 대처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5. 기념일을 장식하라. 생일, 결혼기념일은 물론 처음 만난 날과 약혼기념일까지 챙긴다면 금상첨화다.
6. 매주 한통 이상 편지를 쓰라. 상대방에 대한 칭찬과 고마움을 글로 나타낸다는 건 또 다른 흥분과 기쁨을 선사한다.
7. 서로 격려하라. "당신 생각이 옳아요" "당신 차림이 어울려요"라는 등 상대방을 북돋우는 말을 자주하자.
8. 여가에 투자하라. 같이 할 수 있는 취미를 갖게 되면 대화도 늘고 서로간의 이해도 깊어진다.
9. 계획을 세워라. 로맨스는 우연히 오는 게 아니고 창조 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슈퍼에 같이 가거나 가사일을 돕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0. 생활을 즐겨라. 욕심을 줄이고 여유 있는 태도를 가지면 주어진 상황이 달라보인다.
<자료: 부부의날위원회>자료:>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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