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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퇴임기념 세일?

입력
2007.05.2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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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7일 물러나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지난 10년간 재임하면서 각국 정상과 부호들에게서 받은 진귀한 선물을 비밀리에 처분할 것으로 알려져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은 21일 영국 총리실이 일부 구매자들과 접촉해 블레어 총리의 소장품에 관한 가격 절충을 벌이는 것으로 전했다.

총리실은 나중에 잡음이 생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구입자가 물품을 전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절대로 블레어 총리 쪽에서 나온 물건이란 사실을 함구한다는 조건으로 판매를 추진 중이다.

실제로 블레어 총리의 소장품이 시장에 나왔다는 사실을 질의받은 총리실은 확인을 완강히 거부했다.

신문은 총리실 사정에 정통한 인사를 인용해 선물과 증여품을 몰래 처분하려는 배경에는 우선 블레어 총리 부부에게 값비싼 선물을 한 외국 정부와 부호에게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금전 문제에서 여러 번 불미스러운 스캔들에 휘말려온 블레어 부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지 않기 위한 데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레어 총리의 재임 기간이 긴 만큼 증여받은 선물은 영국 고위 관리가 ‘컬렉션’이라고 부를 정도로 다양하고 비싼 물건이 적지 않다.

가령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선물한 철마상은 수년 전에 받았을 당시에만 2만 5,000파운드(약 4,500만원)를 호가했다. 재벌 출신인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고급 시계 16개를 보내 왔고 오만과 수단 정부는 4개의 시계와 2자루의 귀금속 단검을 선물했다.

캐나다 정부는 유화 대작 한 폭을 증여했고 이집트와 파키스탄은 카펫을, 바레인 경우 뮤직박스와 함께 금화를 주었다.

블레어 총리가 받은 예물 가운데는 개인 용품도 적지 않은데 페라리 자동차에선 전기 자동차를, 오스트리아의 한 운동기구 회사는 테니스 라켓을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은 커피 용구 세트를, 팝그룹 U2의 보노는 자신이 쓰던 기타를 보내 왔다.

사적으로도 친하게 지낸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카우보이용 부츠를 넘겨줬다.

관련 법규상 블레어 총리가 외국 정부나 개인에게서 수령한 선물이 140파운드를 상회할 경우에는 반드시 당국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총리 사무실 자료에 의하면 2001년부터 2006년 사이 블레어 총리 부부는 모두 180건의 140파운드 이상 나가는 선물을 받은 것으로 돼있다.

만일 블레어 부부가 이들 물건을 자신의 소유로 하려면 시세 대로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블레어 총리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선물한 시계 2개(350파운드), 방글라데시 정부가 보낸 12장의 식기 세트, 푸틴 대통령이 증여한 러시아 동전 등을 개인돈으로 사들인 바 있다.

이정흔기자 viva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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