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민병대원들이 20, 21일 이틀간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 외곽에서 1990년 레바논 내전 종전 이후 가장 격렬한 교전을 벌여 레바논이 다시 내전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은행 강도를 쫓던 레바논군과 팔레스타인 난민촌 ‘나흐르 알 바레드’를 기반으로 한 무장단체 ‘파타 알 이슬람’ 민병대원들 간에 벌어진 이틀간의 교전에서 레바논군 병사 27명과 민병대원 20명 등 양측에서 50여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했다.
AP통신 등은 레바논군이 M48 탱크를 동원해 트리폴리 북부 외곽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포위한 채 이틀째 포격을 가하면서 난민촌 거주 민간인도 최소 14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난민촌 안으로 통행이 차단된 상태여서 레바논군의 포격으로 발생한 난민촌에서 발생한 사상자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타 알 이슬람은 성명을 통해 “레바논군이 계속 도발하고 있다”며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정파인 파타당에 뿌리를 둔 파타 알 이슬람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항하는 무장단체를 표방하고 있지만, 서방과 레바논 정부는 알 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으로 보고 있다.
레바논 내전은 1975년 팔레스타인 난민의 무장단체와 기독교 민병대 ‘팔랑헤’ 간 분쟁이 전국적인 종교ㆍ종족 분쟁으로 확대된 것으로 90년까지 계속됐다. 내전 중이던 82년에는 팔랑헤가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급습, 수천명의 난민을 학살했다.
레바논에는 현재 12개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있으며, 이곳에는 모두 40만명 이상의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난민촌은 팔레스타인 지도부와 아랍국들이 맺은 협약에 따라 군대 진입을 할 수 없다. 난민들은 민병대를 구성해 자체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난민들은 레바논인보다 일자리 선택권 등이 극히 제한되는 등 차별이 심해 대부분 아주 가난하게 살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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