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우리네 가슴 속에도.’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숨> 주연 여배우로 20일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지아는 가슴 벅찬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레드카펫에 오를 때 정말 동요 <봄> 이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너무 놀라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옆에서 남자 주연인 중국 배우 장첸이 계속 놀려 혼났어요.” 봄> 숨>
지아는 전통적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의 감독과 배우들이 3박4일 동안 묵는 마제스틱 호텔의 생활도 공개했다. 부끄러워 평소 좋아했던 유명 배우에게 말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다고 했다. “제 옆방에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에서 주인공으로 나왔던 배우 가엘 가르시아가 묵는 거에요. 정말 좋아하는 배우거든요. 겨우 용기 내서 건넨 말이 뭔지 아세요? 인터뷰 전에 화장실 앞에서 ‘실례합니다’였다니까요.” 모터사이클>
지아는 <숨> 의 공식시사회를 영원히 잊지 못할 행복한 기억으로 간직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는 몰랐어요. 영화가 끝나고 박수소리를 들으니 마음 속에서 마침표를 하나 찍은 기분이 들었어요. 한겨울에 촬영하면서 다들 고생이 많았거든요. 그분들에게 대한 미안한 마음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아요.” 숨>
연극배우 출신으로 지금까지 작은 영화에만 나오고 있는 지아는 칸영화제를 통해 해외영화 관계자들로부터 연기 평가를 들으면서 배우로서 각오도 다지게 됐다고 했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숨겨진 내면의 아픔을 전형적이지 않은 훌륭한 연기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런 칭찬과 반대로 솔직하게 ‘더 나아져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 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때면 기분이 좋고 나쁘고 떠나서 정신이 번쩍 들어요.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숨> 에 대한 반응도 비슷했다. ‘질투와 구원에 대한 김기덕 감독의 시적인 이야기’ 와 ‘기대 이하’ 란 평가가 엇갈렸다. 현지 일일소식지인 ‘스크린’은 지금까지 선보인 7작품 중 6위인 1.9점(4점 만점)을 주었다. 숨>
칸(프랑스)=김성한 기자 wi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