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담채의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던 이철주(66)씨는 1970, 80년대 인물화가로 자리를 굳히더니, 90년 이후 비구상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 무렵 선보인 <우주로부터> 연작은 자유로운 필선의 율동으로 심상을 표현함으로써 동양화의 개념을 넓히고 서양 추상양식과 결합한 것이었다. 2000년대 들어 그의 작품은 다시 변한다. 화면에서 형상은 거의 사라지고, 표현은 더욱 단순해지고, 필선은 절제되고, 화려한 색상은 흑백으로 바뀌었다. 우주로부터>
그가 해온 실험의 궤적을 보여주는 회고전이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근작은 먹으로 이루어진 대형 퍼즐 작업이 주를 이룬다. 큰 붓으로 커다란 화폭 가득 글씨를 쓴 다음 작은 사각형 조각으로 잘라 내 퍼즐 짜맞추듯 임의로 조합해서 완성한 이 작품들은, 획과 우연이 만들어낸 것이다. 작가는 “삶의 본질 또한 비합리적인 우연에서 오는 것은 아닌가 한다”고 말한다. 6월 10일까지. (02)720-5114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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