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최고 군사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 전임(專任)으로 이동시키고, 작전국장 자리에 김명국 인민군 제108기계화군단 사령관(대장)을 임명하는 등 국방위원회와 인민군 고위급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민군 총정치국 선전 담당 부국장에 정태근 중장을 새로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군부 인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있는 국방위원회의 실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 군부에 정통한 소식통은 20일 “김영춘 전 총참모장에 이어 리명수 전 작전국장 등 군부 실세가 대거 국방위로 보직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회의체 성격의 국방위가 실질적 기능과 역할을 갖춘 공식 조직으로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영춘 전 총참모장은 지난 4월1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 부위원장에 선임됐으며, 김격식 대장이 총참모장에 새로 임명된 바 있다.
통일부와 국정원 등에 따르면 국방위로 보직 이동한 리명수 대장은 2000년 10월 당 창건 55주년 군사 퍼레이드 당시 김정일 위원장에게 행사 브리핑을 하고, 김 위원장의 군부대 방문 때 보좌하는 등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졌다. 리명수 대장의 국방위 보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가의 전반적 무력 지도, 주요 군사 간부의 임면, 전시상태와 동원령 선포 권한을 가진 실질적 최고기관인 국방위의 위원장, 부위원장, 위원들은 알려져 있으나 국방위의 조직 실체는 드러난 적이 없다. 국방위는 앞으로 군 출신뿐 아니라 노동당, 외무성 등의 고급 인력을 충원, 최고 정책 결정 기구로 발전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임 김명국 작전국장은 1989년 작전국장으로 활동하다가 같은 해 9월 리명수 대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5군단장에 이어 98년부터 108기계화군단 사령관으로 일하다 이번에 재기용됐다.
인민군의 사상 및 선전사업을 총괄하는 총정치국 선전 담당 부국장에 오른 정태근 중장은 92년쯤부터 서해안 전방초소를 지키고 있는 제3군단(황해남도 소재)정치위원으로 활동했다.
전임자인 박재경 대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군부 장악 과정에서 일익을 담당한 핵심 측근이지만 이번에 상대적으로 권한이 약한 인민무력부 대외사업담당 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져 좌천 여부가 주목된다.
박재경 대장은 총정치국 선전 담당 부국장 재직 때인 2000년 9월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 김 위원장의 송이버섯 추석 선물을 남측 인사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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