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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핵심 기술 '하마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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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핵심 기술 '하마터면…'

입력
2007.05.2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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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개발,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휴대인터넷(WiBroㆍ와이브로) 기술을 빼돌려 해외에 판매하려 한 정보기술(IT)업체 전ㆍ현직 연구원들이 적발됐다. 범인들은 이 기술을 상용화한 뒤 1,800억원에 해외에 매각하려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이제영)는 20일 IT업체인 포스데이타 소유의 와이브로 관련 핵심 기술을 유출한 뒤 미국 통신회사에 판매하려 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 회사 전직 연구원 정모(39)씨 등 3명과 현직 연구원 황모(4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주도한 포스데이타 미국연구소 실장 출신 김모씨 등 3명은 미국 시민권 또는 영주권자로 미국에 체류 중이어서 사법공조를 통한 국내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수사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4월 "미국에 IT 회사를 차려 포스데이터 기술을 빼돌리고 회사를 매각하자"는 계획을 세운 뒤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동종업체 I사를 설립했다.

이후 이들은 같은 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와이브로 기술 분석 문서인 테크니컬 메모, 기지국 채널코드 소스 프로그램 등 와이브로 기지국ㆍ제어국 장비의 핵심기술을 이메일 또는 외장하드디스크를 이용해 I사 또는 I사 국내 연락사무소에 유출했다.

검찰이 압수한 I사 내부 문건에는 "포스데이타 직원 30여명을 I사로 스카우트해 와이브로 기술이 상용화에 이르면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미국 통신회사에 1,800억원대에 매각한다"는 계획이 수립돼 있었다.

삼성전자와 포스데이타는 와이브로 상용화를 위해 각각 5,000억원 900억원을 투자했으며 두 회사가 전세계 특허의 30~40%를 갖고 있다.

정부는 2006~2010년 와이브로 산업의 국내 서비스 및 장비 시장을 14조원으로 평가했으며, 같은 기간 세계 시장규모는 24조원 상당으로 추정했다.

포스데이타측은 "핵심기술이 해외 경쟁업체에 넘겨졌다면 2012년까지 약 15조원에 달하는 와이브로 관련 장비 수출계획에 막대한 차질이 생겼을 것"이라고 밝혔다.

◇ '와이브로'란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인터넷(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약자로 '휴대 인터넷'이라 부른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차세대 통신기술인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개발, 2005년 국제표준 채택을 거쳐 지난해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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