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논술한 것을 어느 부분이 잘 되었는지, 또는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를 알려주면 자녀는 부족한 부분을 더 보충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글 전체를 보지 않고 맞춤법에 어긋난 부분을 지적하거나 띄어쓰기, 문장 구성 등의 표현력 부분만 지적하면, 논술의 큰 틀인 ‘이해-사고-표현’ 중에서 일부분인 표현력 부분만 보게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논술 평가에서 비중을 두는 부분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얼마나 창의적인가’하는 사고 과정입니다. 그래서 자녀가 쓴 글을 보시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얼마나 창의적인가를 눈여겨보셔야 하는 것입니다.
논술을 첨삭지도 하실 때에는 크게 문제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르게 썼는지를 보는 이해력 부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창의적인지를 보는 사고력 부분, 그리고 맞춤법 및 띄어쓰기, 문단 구성과 문장 표현을 잘 하였는지를 보는 표현력 부분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먼저 이해력 부분의 첨삭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의 문제로 논술한 내용입니다.
※ 여러분이 다음 글에서의 영호라면 어떤 쪽을 택할 것인지 한 쪽을 택해 자기의 의견을 쓰시오.
영호는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달아드릴 꽃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카네이션
생화 바구니는 가격이 조화보다 훨씬 비쌌다. 조화를 사고 남는 돈으로 선물을 함께 사 드릴 것인지, 부모님이 생화를 좋아하시므로 생화 바구니를 사다 드릴 것인지 생각이 자꾸 왔다 갔다 하였다.
영호는 선물도 함께 사 드리고 싶은데 생화 바구니 2개를 살 정도의 돈밖에 없어서 고민을 하고 있다.
이해력
첨삭 지도를 하실 때 가장 먼저 보셔야 할 부분이 이해력입니다. 위의 문제로 4학년 아이들이 잘못 이해해 전개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부모님께 여쭈어서 어느 것을 택할지 결정하겠다.
-꽃은 만들어서 달아드리고 선물을 하겠다.
-생화 바구니를 싸게 사고 남은 돈으로 선물도 함께 사서 드리겠다.
-꽃은 만들어 달아드리고 정성껏 편지를 써서 드리겠다.
위의 예들은 현실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논술을 할 때에는 쓰리고 하는 것을 써야 합니다.
논제에서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 한 쪽을 택하여 의견을 쓰라’고 하였으니 그 논제에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위의 예들은 논제와 제시문을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한 것입니다.
논술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이 논제와 제시문을 바르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데 이해를 잘못해 글을 전개하면 아무리 사고과정이 좋아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사격 선수가 총을 쏠 때 과녁은 맞히지 못하고 멀리만 쏘는 격인 것입니다. 생화 바구니를 사 드릴 것인지, 조화와 선물을 사 드릴 것인지 둘 중 하나를 택해 자기의 의견을 써야 문제를 바르게 이해한 것입니다.
사고력
다음은 사고력 부분에서 짚어보아야 할 내용입니다.
먼저 창의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 예를 보겠습니다. 생화 바구니를 택해 주장한 것입니다. 다음은 창의적이지 못한 내용입니다. 제시문의 내용을 그대로 써 넣거나 다른 사람들도 모두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은 창의적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생화는 값이 비싸지만 부모님이 좋아하시므로 사 드리겠다.
-비싼 것이므로 생화를 선물해 드리겠다.
다음은 창의적인 내용의 예입니다.
<생화 바구니를 선물할 때의 좋은 점>생화>
-생화는 집안의 더러운 공기를 빨아들인다.(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일 경우 창의적인 내용임)
-생화의 향기를 맡으시며 자식을 키운 보람을 느끼실 것이다.
-생화를 보면 맑은 정신이 든다.
-생화는 살아있다는 ‘생명의 가치’ 만으로도 부모님을 감동시킬 수 있다.
*표현력 부분의 첨삭 지도 방법은 다음 호에 계속
/소진권ㆍ초등논술 전문가ㆍ서울 금성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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